“최저임금이 시행되자마자 두 사람을 해고했습니다. 여건이 안돼서 어쩔 수 없이 내보냈어요. 지금 이런 상황입니다.”
유덕현 관악구소상공인회 회장은 19일 서울 금천구 시흥공구상가에서 열린 ‘소상공인 절벽 내몬 최저임금 인상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토로했다. 유 회장은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정부에 대응하려면 지금 있는 종업원들 다 해고하자. 그게 바로 확실한 대응 방법’이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개최한 자유한국당의 함진규 정책위의장도 “정부가 실태 파악도 제대로 안 하고 목표에만 초점을 둬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해 갈수록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통받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부대책의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성일종 한국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금 정부는 최저임금 문제를 카드 수수료 인하나 상가임대차보호법 처리로 풀겠다고 하는데 이는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라며 날을 세웠다. 성 위원장은 “카드 수수료를 1% 깎아 줘봤자 134만 원인데 5인 사업장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임금 부담액이 1,000만 원 가까이 된다. 134만 원으로 1,000만 원의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소상공인들도 정부가 내놓은 구제책이 무용지물이라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이 겪는 문제를 ▲최저임금을 비롯한 임금문제 ▲임대료를 비롯한 상권문제 ▲카드수수료를 포함한 유통 불공정문제 등 3가지로 꼽은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노동환경인력분과위원회 위원장은 “서로 다른 세 개의 카테고리를 섞어 최저임금 대책이라고 하는 건 무리”라며 “임대료 등과 달리 최저임금 인상은 즉각적이고 실제적인 문제기 때문에 (정부의 대책으로) 대체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주체가 돼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현구 관악구 소상공인연합회 정책실장은 “최저임금위에서 (최저임금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이 결정하고 있다. 이런 결정을 왜 최저임금위에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표로 심판하는 국회의원분들이 대신 결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 지금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위험한 결정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