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불한당 GV가 설경구 배우와 변성현 감독의 꿀 케미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메가토크는 ‘내 영화 꽃길 내가 깐다, 불한당과 불한당원들’이라는 타이틀로 불한당의 팬덤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영화 사상 전무후무한 팬덤을 형성하며 영화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불한당의 팬들이 메가토크의 주인공으로, 변화하는 관객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허남웅 평론가의 진행으로 변성현 감독과 김용언 「미스테리아」 편집장이 패널로 함께했다.
불한당이 이토록 거대한 팬덤을 가지게 된 배경에 대해 김용언 편집장은 “최근의 영화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설명하는 것에 비해 불한당은 이를 빗겨간 영화”라면서, “눈빛, 표정, 배경만으로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도록 절제한 표현이 관객으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영화의 일부가 되고 싶도록 만들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허남웅 평론가 역시 “한국 영화에서 팬들이 직접 상영 요청을 넘어서 자발적으로 상영 기회를 늘린 영화는 불한당이 최초”라며 불한당 팬덤이 가져온 변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변성현 감독은 “보통 영화를 종합예술, 감독예술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불한당은 관객예술이다. 관객들이 불한당을 완성시켰다.”고 말하며 불한당원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토크 중반부가 되자 불한당원이 대부분 여성 팬들로 이루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도 역시 객석을 메운 대다수의 여성관객을 보며 김용언 편집장은 “불한당은 여성관객이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영화다. 보통의 한국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남성과 다르게 억지스럽지 않은 부분이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고 이야기 했다. 이에 변성현 감독은 “자신이 의도한 바를 여성 관객이 잘 찾아냈기에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후 관객이 “앞으로의 작품에서 여성 캐릭터 연출은 어떻게 하고 싶은가?”라고 묻자, 감독은 “아직도 내겐 여성 캐릭터가 숙제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여러 의견을 다 받아들이고 수용할 계획”이라며 팬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변성현 감독의 행보를 묻자 “앞으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불한당은 느와르 장르가 하고 싶어져서 만든 영화이기에 다음 영화도 하고 싶은걸 할 예정”이라며 본인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냈다. 메가토크는 1시간 30분의 시간이 모자랄 만큼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 되었다.
김용언 편집장의 말처럼 불한당원은 관객이 몇몇의 수치로만 표현되는 한국 영화 산업 속에서 상영종료 이후에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영화와 그 영화가 가져온 문화를 즐기고 밀어주는 존재로 드러났다. 허남웅 평론가는 “가시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불한당의 팬덤 이후 일반화된 남성 영화들의 제작이 많이 중단되었다.”고 말하며, 이와 같은 작은 변화들이 추후 한국 영화의 큰 변화를 야기할 것임을 평하였다. 메가토크는 불한당원의 등장 이후 관객의 적극적 개입과 활동이 영화 산업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하는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한편,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오늘 저녁 7시 화려한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폐막식을 가진 후, 22일까지 진행되는 앵콜 상영을 끝으로 2018년의 영화축제를 마무리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