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日에 잠잠했던 '韓流', 펀드가 되살린다

한투운용 '베트남그로스펀드'

월말부터 노무라증권서 판매

국내 운용사 상품 경쟁력 확인

운용사들 "경기 본격 회복세 진입"

日투자펀드 늘리고 인력도 충원

2016A21 일본에서 출시하는 한류 펀드



일본에 잠잠했던 ‘한류(韓流)’ 바람을 금융투자업계가 일으킬 태세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국내에서 기획한 해외 펀드 상품을 일본에 수출하는 등 운용업계에도 ‘코리아’ 바람이 불고 있다. 또 운용업계는 일본 경기가 확연한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판단, 일본 관련 전문 인력을 충원하거나 국내에서도 일본 관련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달 말부터 베트남그로스펀드를 일본에 판매하기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만든 해외 공모 상품이 일본에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판매처 역시 일본에서 독보적인 업계 1위인 노무라증권이다. 일본에서도 그만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베트남그로스펀드가 가진 경쟁력을 인정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내 운용사가 만든 해외 펀드 상품을 일본에서도 가장 손 꼽히는 노무라증권에서 판매하기로 한 것은 국내 운용사 상품의 경쟁력을 인정한다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은 베트남 시장 조정기인 올해 상반기에도 6개월간 3,012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며 설정액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에서 인기를 끈 펀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를 위해 1년 반 이상 이 프로젝트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일본에 베트남 상품을 판매하겠다고 계획한 것은 일본 시장의 베트남에 대한 뜨거운 관심 때문이다. 일본은 베트남 공적개발원조(ODA) 1위 지원 국가다. 지난 2012년에는 베트남이 일본으로부터 그해 최대 ODA 차관을 제공 받은 국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베트남에 대한 일본의 기록적인 ODA로 두 국가의 관계는 우호적일 뿐 아니라 일본의 베트남에 대한 애정은 그 어느 나라보다 뜨겁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일본은 현재 경기불황을 완전히 벗어나 고용지표, 부동산가격 회복세에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앞두고 있어 1970년대 장기 호황 당시와 데자뷔를 일으킬 정도”라면서 “일본에서도 베트남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다 베트남그로스펀드는 베트남 시장 조정 전 베트남펀드를 대변하는 펀드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만큼 일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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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세에 맞춰 운용사들은 국내에서도 일본에 투자하는 펀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일본 고배당 주식에 투자하는 일본 고배당 펀드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높은 수준의 배당을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한편 중소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특히 일본 강소기업의 저력에 투자하는 펀드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실제로 중형주에 속하는 일본우체국은행은 시가총액 약60조원으로 한국의 SK하이닉스(67조원) 정도, 소형주 르네사스전기는 17조원으로 국내 대기업인 LG전자(15조원)와 비슷할 정도로 일본 중소형주는 국내 여느 대기업에 맞먹을 정도의 저력을 과시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달 ‘미래에셋TIGER일본엔선물ETF(상장지수펀드)’를 최근 선보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국내 시장에서 일본 4차 산업혁명 펀드를 이르면 다음달께 출시한다. 일본 4차 혁명 기업만을 담은 첫 펀드로 일본 내에서도 4차 산업 관련 기업 중 매출이 증가하거나 또는 관련 매출을 일으키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향후 지속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기업 등을 골라 투자한다. 일본 4차 혁명펀드가 출시되면 한중일의 4차 산업혁명 펀드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국내 운용사들은 일본의 본격적인 경제 회복 시그널에 발맞춰 전문 인력과 팀도 충원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지난해 말 ‘아시아비즈니스팀’을 신설하고 관련 인력을 충원해 이 팀에서 일본 관련 펀드 출시 등을 총괄하고 있다. 최근 한화자산운용은 일본통인 권재형 애널리스트(연구원)를 영입했다.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권 연구원은 일본 운송업체인 야마토운수에서 근무하다 유진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 등에서 일본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로봇산업은 전 세계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일본은 4차 산업에서 독보적인 1위일 뿐만 아니라 경제지표 중 고용지표에서는 완전히 불황을 벗어났다”면서 “더욱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국내 운용사들이 일본 시장을 주목하고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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