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3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김선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법관 독립성 면에서 최적의 인사이며 박근혜정부의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으로 떨어진 사법부 신뢰를 회복할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가 통합진보당의 위헌 정당 해산심판 사건에서 통진당 측을 대리하는 변호인 단장으로 활동한 것을 고리로 김 후보자의 이념적 편향성을 주장하는 한편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등 도덕성 문제를 놓고 공세를 강화했다.
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김 후보자가 노무현정부에서 사법개혁비서관으로 근무할 당시 대담했던 내용이 담긴 책을 언급하며 “‘검찰과 재벌은 개혁대상이고 그들에게 포획된 국회의원들은 악의 축’이라고 보는 후보자의 가치관이 과연 통합적이고 중립적인 대법관으로서 적정한지 의심이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도 “김 후보자는 사회의 국론분열이 있는 사건마다 재판에 관여하거나 성명을 내면서 정치적 편향성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통진당 해산에 헌법재판소를 신랄하게 비판했고,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재조사해야 한다는 등의 성명을 냈다”며 비판했다.
이어 야당은 김 후보자의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을 포함한 도덕성 문제도 거론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특위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2000년 11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양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실제 거래 가격을 절반 이상 깎아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다운계약서 작성이) 관행에 따랐다는 것인데 말이 되느냐”면서 “김 후보자 단독 명의의 서초동 아파트를 처분한 이후 사들인 단독주택을 부부 명의로 등록하는 방식으로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성향에 대해선 보수냐, 진보냐로 문제 삼을 것이 아니며, 현행 법질서를 지키고 산다면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적을 가진 적이 없는 김 후보자가 대법관 중립성 측면에서 적임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금태섭 의원은 “법원이 심각한 위기”라며 “이럴 때일수록 계속 판사로 지내오신 분보다 법원 바깥에서 다양한 경험과 견해를 가진 분이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풀어보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김 후보자가 2000년대 초반 서울 서초동에서 대치동으로 전세로 이사한 문제도 거론됐다. 김 후보자는 이에 “장남이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였는데 서초동에선 남녀공학 학교로 갈 가능성이 컸다”며 “남녀공학 학교에 가면 내신에서 남학생들이 못 따라가기 때문에 (남자고교 입학을 위해) 대치동 쪽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