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게된 여성들을 협박해 노출사진을 받은 30대 회사원이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강제추행·협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음란물 유포) 위반 혐의 등으로 A(33)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직접 추행하지 않아도, 여성들을 협박해 음란사진을 촬영하게 하는 행위가 형법상 강제추행 혐의에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5년부터 올해 4월까지 랜덤채팅 앱에서 알게 된 여성 6명을 협박해 여성들이 직접 촬영한 노출 사진과 영상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인터넷 쇼핑몰 남자모델 사진을 도용하고, 의류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사칭해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여성들과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은 뒤에는 노출 사진을 촬영해 전송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추가로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사진과 영상을 지속적으로 받아냈다.
피해자가 사진과 영상 전송을 거부하면 SNS를 통해 피해여성의 나체사진을 여성의 지인들에게 유포하기도 했다.
A씨는 1인 온라인 카페를 개설해 여성 노출 사진 등을 보관했다. 신체 부위, 내·외국인 등으로 분류한 140여개 게시판에는 여성 64명의 사진과 영상들이 있었다.
이 카페는 A씨만 가입된 1인 카페여서 다른 회원이 가입할 수는 없었다. 경찰은 A씨가 다른 회원을 언제든 초대할 수 있는 상태였던 만큼 유포 등의 2차 피해가 우려됐다고 전했다.
경찰이 A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이동식저장 매체(USB), 휴대전화에서 압수한 사진은 3천848장이며, 영상은 493개에 달한다.
A씨는 구속되기 전 경찰 수사를 받는 도중에도 피해여성들에게 ‘답장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직장으로 찾아가겠다‘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