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노동계 석학' 코칸 MIT 교수 ILERA 세계대회 참석차 방한] "워라밸 사회 되려면 근로시간 유연화 필수"

"여성 역량 활용 위해서도 중요한 일

근로자 '평생학습'으로 경쟁력 키워

임금 올리며 경제 성장 달성

생산성 혁신 노력 기울여야"

토머스 코칸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 /유튜브 캡처토머스 코칸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 /유튜브 캡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과 생활의 균형(워라밸)을 달성하려면 근로시간 유연화가 필수입니다.”

노사 관계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토머스 코칸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가 2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8년 국제노동관계학회(ILERA) 서울 세계대회’가 열린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이 개최한다. 노동계 최대의 국제 행사답게 60개국에서 노사 관계 전문가 2,000명이 참석한다. 그중 제9대 ILERA 회장을 지내고 미 노동부를 비롯한 다양한 공공·민간 기관에서 노사 관계 개선 방안을 제시해온 코칸 교수도 방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미국 사회가 걸어온 길을 토대로 보면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일과 생활이 제대로 양립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시간이 더욱 유연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로시간 유연화는 여성 근로자의 역량을 끌어내기 위해 특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기업들도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른 생산성 하락을 막기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 운영 제도 등 유연근로제 확대를 적극 요구하고 있다. 코칸 교수는 또 “근로자들은 (생산성 하락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고 이는 ‘평생학습’의 실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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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코칸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 /유튜브 캡처토머스 코칸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 /유튜브 캡처


코칸 교수는 노조의 재탄생도 주문했다. 그는 “한국이든 미국이든 노조가 근로자를 제대로 대표하지 못할 정도로 허약해졌다. 근로자 대다수의 목소리를 찾아주려면 노조의 재탄생 또는 새로운 형태의 근로자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 노조는 강성을 띠는 반면 근로자의 대다수가 속한 중소기업은 노조가 아예 없다시피 한 국내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코칸 교수는 “노조의 재탄생은 임금을 올리면서도 경제를 성장시키고 신기술을 활용한 생산성 혁신을 이루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칸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려면 노사의 상호 신뢰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전기차 같은 급격한 신산업 물결에 대응하려면 기술 활용 역량을 근로자가 선제적으로 갖춰야 한다”며 “이는 신기술을 산업 현장에 접목하는 초창기부터 근로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주도적으로 참여할 때 가능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신기술 공유를 통해 근로자의 역량·지식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면서 최상의 경영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코칸 교수는 말했다.

다만 코칸 교수는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최저임금 문제에 관해서는 조언을 아꼈다. 그는 “미국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점진적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에 악영향을 주기보다 기업의 경영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한국에서 현재 진행되는 최저임금 인상이 똑같은 효과를 거둘지는 한국 사회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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