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①원전설비 줄이려고...전력수요 의도적 과소 예측 의혹

<폭염에 시험대 오른 탈원전...4가지 논란은>

②전력수급 불안정에...정비중인 한빛3호기 등 원전 조기가동

③공급 예비력 떨어지면 기업에 전력수요감축 요청 가능성도

④정부 "수급불안 과도한 우려"라지만...2022년 이후가 문제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사상최대 기록을 연일 경신하면서 탈(脫)원전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전력수요가 정부의 전망치를 훌쩍 웃돌면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수요 전망을 과소예측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있어서다. 여기에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조기가동 발표가 맞물리면서 문재인 대통령까지 논란 진화에 나선 상황이다.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 탈원전 정책의 논란을 살펴본다.

2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최대 전력수요는 9,248만㎾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급 예비율도 7.7%로 2014년 3월 10일(7.6%)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전력수요는 지난 5일 정부가 하계 수급대책에서 예상했던 전망치(8,820만㎾)를 430만㎾ 뛰어넘었다. 원전 3기분 규모에 달한다. 지난 16일(8,650만㎾) 이후 시작된 신기록 행진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면서 8차 계획의 수요 전망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8차 계획 발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목표수요’의 연평균 증가율을 2.1%로 기존 계획대비 1%포인트 낮췄다. 원전 설비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목표치를 낮춘 것 아니냐는 의혹에 정부는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목표수요와 실적치도 다른 잣대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전력수요 실적치가 정부의 목표치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2016년에도 최대 전력수요(8,518만㎾)는 목표수요(8,458만㎾)를 웃돌았다.




문제는 한수원이 원전의 정기점검과 가동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는 점이다. 한수원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빛 3호기와 한울 3호기를 전력피크 기간 이전에 재가동하고, 한빛 1호기와 한울 1호기의 계획예방 정비를 그 이후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탈원전을 밀어붙이더니 수급 불안정에 결국 원전을 조기 가동한다는 비난이 당장 쏟아졌다. 이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하계 전력수급 대책에 맞춰 이미 4월경 원전의 계획 예방정비 일정이 다 짜여 있었다”며 “최근의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수요감축 요청(DR·급전지시)도 뜨거운 감자다. 수급 불안으로 생기는 부담을 결국 기업에게 전가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DR은 전력수요가 정부의 목표치를 넘어서고, 공급 예비력이 1,000만㎾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가 미리 약속했던 기업에 전력 사용량을 줄이도록 요청하는 제도를 말한다. 지난 23일 이후 이미 발동 요건을 충족한 상황이다. 다만 산업부는 이날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DR을 시행하지 않기로 전력거래소가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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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남는 전력을 뜻하는 예비력이 아직은 충분하다. 위기 준비단계인 500만㎾ 수준까지 예비력이 떨어지려면 8월 전력수요가 9,571만㎾까지 치솟아야 한다. 아직 300만㎾ 정도는 여유가 있는 셈이다.

다만 이상 기온 탓에 출렁이는 전력 수요를 감당해낼 ‘안전판’인 원전이 줄기 시작하는 2022년 이후에는 문제가 될 수 있는 우려도 일각에선 제기한다. /세종=김상훈기자 이태규기자 ksh25th@sedaily.com

세종=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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