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예상하지 못한 충당금 환입에 ...시중은행 好好

4대銀, 상반기 당기순익 5조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충당금 환입 효과에 힘입어 5조55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4분기 금호타이어 1,900억원, STX엔진 1,200억원 등 대손충당금 환입 영향으로 상반기 계열금융사를 제외하고 1조2,36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2·4분기 대손비용률은 -25bp를 기록했다. 충당금으로 나가야 할 돈이 오히려 이익으로 잡혔다는 얘기다.


국민은행도 2·4분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채권 매각(240억원)과 거액 대손충당금 환입(330억원) 등 일회성 요인으로 1조3,53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은행은 1조2,718억원, 하나은행 1조1,933억원 등 모두 합쳐 5조553억원 규모다.

이와 함께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11조원에 달한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10조7,583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6,633억원) 대비 11.3% 늘어났다. KB국민은행은 11.4% 늘어난 2조9,675억원으로 가장 컸고 신한은행 2조7,137억원(14%), KEB하나은행 2조5,825억원(11.9%), 우리은행 2조4,946억원(7.9%) 등이었다.


이처럼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신용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한 여신 성장과 함께 금리 상승기 예대마진 증가 효과로 풀이된다. 금리가 오를 때는 예금이자보다 대출이자가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다. 정기예금 금리는 통상 1년 정도 기간의 고정금리여서 신규 가입을 하지 않는 이상 금리가 오른 혜택을 받기 어렵다. 반면 대출금리는 3개월 주기 변동금리가 많아 곧장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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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이익이 과거보다 늘었지만 순영업수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KB국민은행이 87.5%에 달하고 신한은행은 83.8%, 우리은행은 82.8%, KEB하나은행은 88.1%에 이른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이자이익 증가를 무조건 예대마진으로 치부할 수는 없지만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당국의 수수료 인상에 대한 압박이 커지다 보니 이자이익이 커지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기는 해도 금융당국의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 개편 등 가산금리 압박이 커 순이자마진(NIM)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곽철승 하나금융 그룹재무총괄 전무는 “연초 낙관했던 은행의 하반기 NIM 전망을 중립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의 2·4분기 NIM은 1.57%로 지난 1·4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김기환 KB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당초 연간 4bp(0.04%) 상승을 전망했다가 2~3bp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시중은행의 NIM은 0.03%포인트가량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환 전 금융연구원장은 “당국이 급하게 결과를 내려고 금리를 내리라는 압박을 주면 잠깐 먹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며 “이익을 안정적으로 쌓는 은행들이 혁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치열한 경쟁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는 국민은행이 1조3,533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은행(1조2,718억원), 우리은행(1조2,369억원·계열사 제외), 하나은행(1조1,933억원)이 뒤를 이었다.

한편 이날 발표한 신한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95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했다. 1조9,150억원을 기록한 KB금융과는 1,200억원가량 차이가 났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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