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삼성전자, 3세대 7나노 비메모리로 기회 찾고 폴더블 스마트폰·5G서 차별화해야"

■ 삼성전자 괜찮나-전문가 진단·해법은

中 맞서 정부·기업 중장기 치밀한 협업 절실

대기업의 M&A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전문가들은 삼성전자(005930)의 위기 극복을 위해 당장 내년까지의 당면 과제인 3세대 7나노 비메모리 반도체, 폴더블 스마트폰, 5세대(5G) 이동통신 등에 집중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들보다 뼈를 깎는 연구개발(R&D)과 정부·기업의 치밀한 협업도 장기적으로 지속돼야 할 과제다.

반도체와 관련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세대 7나노 비메모리 반도체에서 기회를 잡으면 삼성전자가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수급의 영향이 크고, 중국 후발주자들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미세공정 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원가 절감에 박차를 가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당장 비메모리 분야에서 3세대 7나노 비메모리 반도체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 송 연구원의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극자외선(EUV) 장비를 처음으로 이용한 3세대 7나노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대만 경쟁사인 TSMC이 퀄컴·애플 등의 물량을 가져갔지만 3세대부터는 이를 반대로 빼앗아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고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한 획기적인 변화가 없어 고전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하드웨어적 혁신의 부재와 이에 따른 스마트폰 교체주기 연장, 주요 신흥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과의 경쟁 등을 꼽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갤럭시 S10, 내년 1·4분기께 출시될 폴더블 스마트폰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다시 선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신흥국 시장에서는 200달러(약 20만원) 이하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다시 점유율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송 연구원도 “수율 등의 문제로 폴더블폰 물량이 많이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이 제품을 굉장히 팬시(fancy)하게 만들면서도 가격은 합리적으로 책정해 차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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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0년께 본격적으로 열릴 5G 시장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예를 들어 중국의 화웨이는 가격·기술 면에서 경쟁력을 갖췄지만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다소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 틈새를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5G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378억달러(약 40조원)에서 2025년 7,914억달러(845조원)로 1,994%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만 해도 30조원 규모가 예상돼 통신장비 제조사로서는 우위를 점해야만 하는 시장이다.

이밖에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정부의 ‘보호막’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구용서 단국대 전기전자공학 교수는 “중국은 반도체 전 분야별로 목표를 세우고 정부와 기업이 협업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을 향한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중국은 반도체 기업에 대한 신용대출을 확대하고 기업의 인수합병(M&A)에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 교수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차세대 반도체 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재추진하고 있다”며 “기업을 지원하더라도 결국 아래로 흐르기 마련이고 설계·제조·후공정·소재·장비 업계에서 일하는 인력 양성에 보탬이 돼 반도체 생태계를 탄탄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구 교수는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M&A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대기업들이 M&A의 필요성을 느끼더라도 우호적이지 않은 시선 탓에 국내 M&A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다.


유주희·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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