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인근 6개 마을에 홍수 … 책임소재 놓고 공방일 듯

<SK건설 시공 라오스 댐 붕괴>

SK, 장비 지원 등 신속 대응

대책위 구성, 사고 수습 나서

교민·주재원 피해는 없는듯

"붕괴" vs "범람" 주장 엇갈려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주의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붕괴로 24일 인근 산사이 지역이 물에 잠겨 있다. /트위터 캡처라오스 남동부 아타프주의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붕괴로 24일 인근 산사이 지역이 물에 잠겨 있다. /트위터 캡처



SK건설이 라오스에서 시공 중인 대형 수력발전댐이 붕괴해 다수가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24일 라오스통신(KPL)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8시께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주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보조 댐이 무너져 인근 6개 마을에 홍수가 발생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국경지대 부근인 이 지역을 50억㎥의 물이 한꺼번에 덮치면서 수백 명이 실종된 상태다. 현재 라오스 재난당국은 1,300가구, 6,6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재난당국은 군인과 경찰·소방대원 등 가용한 인력을 총동원해 구조 및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아직 댐의 붕괴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 댐은 지난 2012년 3월 라오스 정부와 한국 기업 SK건설·한국서부발전 등이 합작해 건설한 410㎿급 댐으로 2013년 2월 착공해 올해 말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젝트에는 10억2,000만달러(약 1조1,572억원)가 투입됐으며 한국 기업이 라오스에서 수행한 최초의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OT)으로 상징성이 컸던 사업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이 시공하고 완공 후에는 서부발전이 발전소 운영에 따른 전력 판매로 수익을 거두는 구조다. SK건설이 시도한 국내 최초 해외개발형 수력발전 모델로 SK건설(26%)과 서부발전(25%), 태국 전력업체 ‘Rapch’(25%), 라오스 현지업체인 ‘Lhse’(24%)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이 참여한 개발사업이다.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는 정부 회의를 연기하고 피해지역인 사남사이 쪽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지역당국은 정부에 이재민들을 위한 옷과 음식, 식수와 의약품 등 긴급 구호물품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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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로 SK건설은 서울 본사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구조활동을 지원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현장에서 보트 등 구조장비를 동원해 마을을 돌며 인명수색을 진행하고 있으며 태국에서 헬기를 수배해 지원하는 등 라오스 정부의 구조활동에 협조를 시작했다.다만 피해지역이 밀림이고 흩어져 있는 주민 간 통신도 원활하지 않아 구조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공기보다 5개월 앞당겨 댐 공사를 마치고 1년이나 빨리 담수에 돌입해 시운전에 들어갔다”면서 “이번에 붕괴된 댐은 메인 댐이 아니라 5개 보조 댐 중 하나”라고 말했다. SK건설 측은 한국인 피해자가 있는지 파악 중이며 현장에서도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가동할 예정이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현지로 파견돼 구조활동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임직원들이 사고수습 및 피해복구를 위해 현지로 출발했다”며 “기록적인 폭우로 붕괴가 일어났는데 얼마나 붕괴됐는지는 폭우로 인해 현장 접근이 쉽지 않아 아직 파악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부실시공 책임소재를 가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 피해복구에 우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부발전 관계자 역시 “사건 경위 파악에 주력하고 있으며 부실시공 여부 등은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주라오스 한국대사관은 “현재까지 우리 교민이나 주재원, 시공사 관계자 등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중동을 순방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오만 현지에서 라오스 댐 사고를 보고받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한편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현지언론과 SK건설이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현지언론은 댐 붕괴라고 주장하는 반면 SK건설은 댐이 무너진 게 아니라 물을 가둘 목적으로 주변에 둑처럼 만든 보조 댐이 넘친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용·이재명기자 prodigy@sedaily.com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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