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 씨는 펜션 업자가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여름 휴가 때 머무를 곳을 예약했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방의 상태는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진과 전혀 딴판이었다. 비위생적이기도 하고 화재감시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A씨가 항의하자 주인은 추가 금액을 내면 다른 방으로 바꿔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방 역시 다를 바 없었다. A 씨는 도저히 머무를 수 없다고 판단해 환급을 요구했지만, 주인은 ‘배 째라’는 식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이렇게 휴가철에 당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숙박·여행·항공 분야에 피해주의보를 발령한다고 25일 밝혔다.
조사 결과 최근 3년(2015∼2017년) 휴가철(7∼8월) 소비자원에 접수된 숙박·여행·항공 피해구제는 총 1,638건으로, 전체(8,111건)의 20.2%를 차지할 정도의 큰 비중이었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휴가철에 휴양·레저 분야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자 위주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이러한 집중 피해가 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피해를 막기 위해 세 단계에 걸쳐 소비자 유의사항을 제시했다. 일단 상품 선택 단계에서는 가격, 조건, 상품정보, 업체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제언했다. 숙박은 홈페이지 가격과 대행사 가격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가격과 조건을 꼼꼼하게 비교하라고 당부했다.
여행사는 담당 지방자치단체나 한국여행업협회 홈페이지, 행복드림열린소비자포털 등에서 등록된 업체인지, 보증보험에 가입했는지 등을 확인하라고 전했다. 선정을 마치고 예약·결제를 하기 전에는 업체의 환급·보상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변경·취소를 대비해 개별 환급규정을 꼼꼼히 봐야 한다. 특히 특약사항 여행상품은 계약해지 때 계약금을 환불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이를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얼리버드’, ‘땡처리’ 등 할인항공권은 환급수수료가 높게 책정될 수가 있으므로 이 역시 잘 확인해야 한다. 구매 후 예약내용 변경을 할 수 없거나 추가금을 내야 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준비했는데도 피해가 발생한다면 무엇보다 증빙자료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조언했다. 계약서, 영수증과 사진·동영상 등 증빙자료를 확보해 보상이 완료될 때까지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숙박은 예약취소 시점과 취소 당사자, 계약해지 사유 등을 입증하지 못하면 보상받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증빙자료를 확보한 뒤에는 소비자 상담 콜센터인 1372소비자상담센터 또는 행복드림열린소비자포털 등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아울러 바가지요금이나 자릿세 청구 등 부당한 요금징수로 피해를 보았다면 영수증 등을 확보해 피서지 담당 시·군·구청이나 경찰서에 신고할 수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사업자들도 가격, 시설, 거래조건, 이용약관 등을 소비자에게 명확히 알려야 한다”며 “소비자들도 휴가계획 변경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업체에 연락해 예약을 취소하는 등 성숙한 소비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