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해 김부선씨 페이스북 사과문을 대필한 의혹을 받는 주진우 기자가 25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저도 제3자다. 남녀의 사적인 관계에 대해 타인이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분당경찰서에 나온 주 기자는 사과문 대필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게 “김씨 입장에서 도우려고 나선 것은 맞다”라면서 그러나 “(사과문을)대신 써주거나 코치했다던가 이런 것과는 좀 상황이 다르다”라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
주 기자는 이어 공지영 작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대해 “한 글자도 읽지 않았다”라면서도 공 작가의 주장은 “시점이 맞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들어가서 자세히 말하겠다”라는 말을 반복한 뒤 경찰서 안으로 향했다.
주 기자는 2016년 이 지사와 관련한 김씨의 페이스북 사과문을 대신 써준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최근 공개된 육성 파일에는 주 기자가 김씨와 통화하면서 김씨가 페이스북에 거론한 인물이 이 지사가 아닌 것처럼 사과문을 쓰라는 취지의 대화를 한 내용이 담겨있다. 통화 중 주 기자가 예시문으로 읽어준 뒤 문자메시지로 김씨에게 주기로 한 사과문은 실제 김씨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과문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공 작가는 지난달 7일 페이스북에 “2년 전 어느 날 주진우와 차를 타고 가다가…(중략)…주 기자가 정색하며 김부선하고 문제 때문에 요새 골머리를 앓았는데 다 해결됐다. 겨우 막았다. 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주 기자를 상대로 사과문을 대필한 사실이 있는지, 이 지사와 김씨가 무슨 관계인지 등을 중점적으로 물을 계획이다.
경찰은 이 지사의 형 재선씨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과 여배우 스캔들 등 2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성남FC 뇌물 의혹에 대해선 추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른미래당 특위는 지난달 10일 △방송토론 등에서 형(故 이재선씨)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사실과 배우 김부선 씨를 농락한 사실을 부인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성남시장 권한을 남용해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직권남용죄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여러 기업이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 이상을 지불하게 한 특가법상 뇌물죄(또는 제3자 뇌물죄) 등을 들어 이 지사를 고발한 바 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