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 페이스북, 中알리바바 거점에 3,000만달러 규모 자회사 설립

■中정부 검열에도 강행한 이유는

中 스타트업·개발자 지원으로

우호적 이미지 심어 재진출 포석

AP연합뉴스AP연합뉴스



페이스북이 최근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중국 기업신용정보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달 초 자회사 ‘페이스북테크놀로지’의 설립을 당국에 신고하고 지난 18일 승인을 받았다고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페이스북테크놀로지의 등록처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본거지인 저장성 항저우로 등기자본은 3,000만달러(약 339억원)다. 이 회사는 페이스북 홍콩이 100% 지분을 보유한 외자법인 형태로 온라인데이터 기술 개발, 정보기술(IT) 서비스와 자문 등을 주요 사업범위로 신고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의 개발자와 혁신가·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혁신 허브를 저장성에 구축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법인 대표인 장징메이는 중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PPTV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2월 페이스북에 합류한 뒤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총괄책임자로 일해왔다. 레노버에서도 10년 이상 활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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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페이스북 웹사이트와 앱을 차단하고 있음에도 페이스북이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한 것은 중국 시장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페이스북은 2007년에 페이스북닷시엔(facebook.cn) 도메인을 등록하고 2008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1년 만에 당국에 의해 차단됐다. 페이스북 외에 구글 등 주요 외국 사이트와 언론 사이트 등도 ‘만리방화벽’으로 불리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 및 감시 시스템에 가로막혀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하지만 미국 IT기업들은 중국 당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꾸준히 엿보고 있다. 구글은 중국에 수백명의 인력을 두고 최근 현지에 인공지능(AI)연구소를 설립했다. 애플도 지난해 중국 당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앱스토어에서 수백개의 앱을 삭제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자회사 설립이라는 우회로를 택했다. 당장 수익을 노리기보다 중국 스타트업을 돕고 개발자를 지원함으로써 중국 정부에 우호적인 이미지를 심은 뒤 이를 중국 재진출의 초석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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