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장에 판매되는 줄기세포 치료제는 모두 손상된 부분을 직접 재생하는 게 아니라 재생에 도움되는 물질들입니다. 저희는 손상된 뼈로 직접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목표입니다.”
임재승(사진) 셀라토즈테라퓨틱스 대표는 최근 경기도 판교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줄기세포는 상처 난 신체를 스스로 회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손상된 장기에 인위적으로 줄기세포를 넣어 치료하는 연구 분야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숙한 조직과 기관 속에 들어 있는 성체 줄기세포를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 규모가 941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커졌지만 한번 시술하는 데 수백만~수천만원 가량의 많은 비용이 드는 데 비해 효과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점 때문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셀라토즈테라퓨틱스는 골, 연골, 골격근 등으로 직접 분화되는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치료제를 개발해 치료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임 대표는 “타인의 줄기세포를 활용하면 고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며 “잠재력과 유연성이 큰 배아줄기세포를 다른 사람 세포로 대량 배양한 후 공급하는 동종유래 방식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셀라토즈테라퓨틱스는 말초신경계의 자가재생에 초점이 되는 슈반세포를 활용해 신경병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환자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슈반세포로 변환해 환자 맞춤형으로 치료하는 방식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대상포진, 샤르코-마리-투스병(CMT) 등을 치료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셀라토즈테라퓨틱스는 창업한 지 1년도 안 됐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바이오 핵심연구지원시설 구축사업’의 참여 기업으로 선정됐다. 초기 바이오 기업에 공간과 장비, 연구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내년 동물을 대상으로 전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 ‘시리즈 A’ 투자 유치에도 나선다.
지난해 8월 다니던 바이오 기업을 퇴사하고 회사를 창업한 지 1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임 대표가 면역세포치료제 분야에서 풍부한 연구개발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이노셀 연구소장으로 지내면서 간암 면역세포치료제인 ‘이뮨셀-엘씨’를 개발했다. 임 대표는 “현재는 글로벌 최고 매출을 내는 의약품의 상위 5개가 항체의약품이지만 앞으로 5~10년 후면 세포치료제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그 중에 우리가 개발한 약도 포함돼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