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라오스 댐 사고 삼성에 불똥?

금융위 금융그룹 자본적정성 평가때

위험성 큰 사업엔 감점부여 검토

건설사 거느린 대기업 노심초사

물산지분 보유한 삼성화재·생명

리스크 피하려 매각 속도 낼수도

SK건설이 라오스에서 시공하고 있는 대형 댐에서 범람 사고가 발생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건설사를 거느린 금융그룹 대기업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마련하기로 한 금융그룹 자본적정성 기준 최종안에 해외 사업장이 많은 건설사들의 위험성이 높게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대기업 비(非)금융계열사의 부실이 금융계열사로 옮겨가는 ‘전이위험’에 대한 평가방안을 연말까지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 평가항목에 따라 각 금융그룹은 특정 산업이나 상품에 대한 위험 집중도를 스스로 평가하고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취약업종으로 평가받는 조선업 등에 자본이 쏠려 있으면 감점을 받는 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SK건설이 라오스 댐 범람 사고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떠안을 경우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동남아 등지에서 사업을 따낸 건설사들의 전이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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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은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받는 7개 그룹 중 삼성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금융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삼성물산 지분을 각각 1.4%, 0.1%씩 보유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 등 다른 그룹들이 보유한 건설사들은 금융계열사와 직접적 연결고리가 없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삼성화재의 삼성물산 지분매각 작업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SDI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이미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했고 다음 차례는 삼성화재인데 금융그룹 리스크를 피하려면 매각 시기를 앞당기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평가차익을 높이기 위해 매각 시기를 조율해오던 삼성화재 입장에서는 악재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SK건설처럼 자연재해로 일어난 사건 때문에 업종 전체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진 것으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시점에서는 건설업에 대한 추가 충당금 의무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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