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눈물의 애호박 대량 폐기 사태... 이유는 날씨탓?

강수량 적어지고 일조량 늘어나면서

애호박 대량생산으로

가격대 3분의 1로 형성

28일 오후 강원 화천군 간동면 용호리에서 농민들이 애호박을 폐기하고 있다. /연합뉴스28일 오후 강원 화천군 간동면 용호리에서 농민들이 애호박을 폐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화천군이 지역 농민 보호를 위해 최근 가격이 폭락한 애호박의 폐기를 결정했다.

전국에 유통되는 애호박 물량의 70%를 생산하는 화천군이 애호박 폐기를 결정한 이유는 날씨로 인한 가격 폭락 때문이다.

예년에 비해 적게 내린 비로 일조량이 늘어나면서 애호박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기록적인 폭염과 휴가철 소비 감소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크게 넘어섰다.


그 결과 화천산 애호박은 지난 23∼25일 경매 낙찰가 기준 8㎏짜리 1상자가 적게는 1,000원, 가장 높은 금액도 4,000원에 거래됐다. 평균 단가도 2,832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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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같은 기간 애호박은 1상자에 9,000원에 거래됐다.

최저 생산비를 건지고 이윤도 남기려면 가격대가 5,000원 이상에서 형성돼야 하는데, 평균 거래가격이 겨우 절반 수준인 셈이다. 농가 입장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만 쌓이는 데다 늘어난 인건비까지 부담으로 더해졌다.

화천군은 도매시장 가격이 사흘 이상 생산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농가 피해확산을 우려해 지난 27일 가격 안정화 대책회의를 열고 ‘산지 폐기’라는 극약 처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참여 농가는 최저 생산비에 약간 못 미치는 금액을 지자체와 지역 농협에서 보전받는다. 군은 우선 ‘화천군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한 지원조례’에 따라 군비로 농산물 가격안정 자조금을 풀기로 했다.

힘들게 키운 애호박을 폐기한 한 농업인은 “지금 내봤자 박스값도 나오지 않는다”며 “일단 군에서 비용 보전을 해줘 급할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빨리 가격이 안정화돼서 정상 출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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