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가 오프라인, 온라인 할 것 없이 유례를 찾기 힘든 올 여름 폭염에 지친 소비자를 잡기 위한 묘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여름은 바캉스 시즌으로 비수기이지만 무더운 더위를 견디기 힘든 소비자들이 쇼핑몰, 호텔, 백화점 등 오프라인으로 몰리면서 때아닌 폭염 특수를 누리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체험 마케팅을 앞세워 피서객의 발길을 모으는가 하면 온라인몰 업계는 집 밖을 나서기조차 싫어하는 ‘홈캉스족’을 노리는 등 ‘폭염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몰캉스’ ‘호캉스’… “더위 피해 밖으로 나오세요”=호텔과 쇼핑몰 등에서 더위를 피하는 ‘호캉스’와 ‘몰캉스’가 올해 피서 트렌드로 정점을 찍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쇼핑몰과 호텔이 같은 건물에 있어서 아예 둘을 한데 묶어서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인기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IFC몰에 위치한 콘래드 서울은 8월 셋째 주 주말까지 모든 객실의 예약이 꽉 찼다. 코엑스 파르나스몰과 연결된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도 주말 객실 점유율이 8월 첫째주까지 90%를 웃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은 내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객실 패키지의 7월 예약률이 전월대비 약 150% 이상 늘었다. 콘래드 서울 관계자는 “8월 중·하순 예약은 일반적으로 그 달 초에 진행되는데 반해 올해는 객실이 상당히 빨리 차고 있다”며 “월요일인 30일조차 객실 예약률이 90% 이상”이라고 전했다.
호텔과 연계된 쇼핑몰 고객도 급증했다. 여의도 IFC몰은 지난 21·22일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약 20% 증가했다. 파르나스몰도 이달 셋째주 주말의 유동객 수가 이달 첫째주보다 약 28%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쇼핑몰과 호텔이 연계된 마케팅도 활발하다. 콘래드서울은 어린이 동반 가족들을 위한 ‘키즈 플레이 앳 콘래드 패키지’를 이용하는 투숙객에게 IFC몰 내 키즈카페 입장권을 증정한다. 타임스퀘어는 오는 8월 5일까지 1층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서머 아일랜드’ 이벤트를 진행한다. 몰 내부를 해외의 여름 해변, 섬, 리조트 콘셉트로 꾸미고, 골프 퍼팅 게임을 비롯해 여행 관련 경품 이벤트와 인기 뮤지션 공연을 연다.
◇“나가지 말고 집에서 쇼핑하세요”=모바일·온라인·홈쇼핑·온라인몰 업계 역시 집에서 조용히 더위를 피하려는 홈캉스족을 잡기 위해 혈안이다.
실제 옥션이 고객 891명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8%가 집에서 즐기는 홈캉스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이 찾는 상품은 에어컨·휴대용 선풍기·냉풍기 등 ‘생존형’ 냉방용품들로 나타났다. 티몬은 이달 에어컨 매출이 최근 3년간 최고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나 늘었다고 밝혔다. 집에서 밤 10시 이후 열대야를 참지 못하고 구매한 금액이 전년대비 197% 증가했다. 서큘레이터 매출 역시 110% 늘었고 쾌적한 공기를 찾아 공기청정기를 찾는 매출도 619%나 증가했다.
홈캉스족을 위한 행사도 다채롭다. CJ ENM 오쇼핑은 8월에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냉방 가전 및 숙면도움 상품, 기력회복을 위한 식품 등을 합리적 조건에 선보이는 ‘폭염경보 기획전’을 8월 중순까지 운영한다. 쿠팡은 ‘2018 여름용품 페어’를 통해 여름침구, 주방용품 등 홈캉스 필수품을 판매 중이다. 여름 이불세트인 ‘보드래 여름 워너쿨 홑이불+스프레드+베개커버2p’를 3만 5,000원에, ‘리브맘 쿨매트 중형 2종 세트’를 1만 5,000원대에 팔고 있다.
코엑스 파르나스몰과 연결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의 전경. /사진제공=인터콘티넨탈호텔
CJ ENM 오쇼핑부문에서 진행하는 폭염경보 기획전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다음달 12일까지 진행하는 어린이용 도심 속 상상 놀이터 ‘블루 어드벤처’ 행사의 모습. /사진제공=IFC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