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기업 심리 1년7개월만에 최악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비용 상승에 내수 부진,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기업 체감 경기가 1년 7개월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기업 심리뿐 아니라 소비자 심리도 악화일로에 있어 경기 침체가 고착화되리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18년 7월 기업경기 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 업황 BSI는 75로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다.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BSI는 올 3월 77, 4월 79, 5월 81 등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달 80으로 꺾였고 이달엔 대폭 하락했다. 이달 기록한 75는 지난해 2월(7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하락 속도가 빠르다는 점. 이달 BSI 하락 폭은 2015년 6월(-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당시는 메르스 사태로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던 때였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 BSI는 6포인트 하락한 74를 기록했다. 판매 부진에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방침까지 겹친 자동차는 65로 7포인트 줄었다. 철강이 속한 1차금속도 5포인트, 디스플레이·휴대폰 등이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도 4포인트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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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조업 업황 BSI는 76으로 4포인트 하락했다. 도소매업(-5포인트), 건설업(-3포인트) 등 하락이 두드러졌다.

한은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졌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 기업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업 경영 애로사항을 보면 제조업체에선 내수 부진(20.9%), 인력난·인건비 상승(14.2%), 불확실성 경제상황(12.6%)을 호소하는 회사들이 많았다. 이 가운데 ‘인력난·인건비 상승’ 응답은 한 달 전보다 2.2%포인트 상승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0으로 지난해 4월(100.8)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7월 CCSI 하락 폭(-4.5포인트)은 최순실 사태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2016년 11월(-6.4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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