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건강한 땅서 얻은 '자연농' 재료로 무방부제 화장품 유토피아 꿈꿔요

우미령 러쉬코리아 대표

핸드메이드 비누·화장품 인기에

광고 없이도 매년 두자릿수 성장

블루베리 팩 등 자연농 제품 늘릴것







10년간 IT 업계에서 근무하던 중 불임 판정을 받은 한 딩크족은 이 회사에 둥지를 틀면서 떡두꺼비 같은 아이가 생겼다. 그 아이의 닉네임은 ‘러쉬보이’다. 일찌감치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워라밸’과 직원과의 ‘상생’을 실천해 온 러쉬코리아의 우미령(사진) 대표 역시 4둥이의 엄마로 러쉬코리아는 다산의 기운이 있는 회사가 아니냐는 소문이 났을 정도다.

영국 핸드메이드 화장품 브랜드 러쉬는 동물실험 반대, 친환경 소재 용기, 신선한 천연제조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으로, 한 번쯤 지나다 코끝을 강하게 자극하는 향긋한 수제팩의 향을 맡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52시간 근무제 등 워라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직원이 직접 출퇴근 시간을 결정하는 유연 근무제를 시행 중인 러쉬코리아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2002년 국내 첫 선을 보인 러쉬코리아는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퀴어문화축제’ 지원과 더불어 친환경 성분, 동물실험 반대 등을 앞세운 친환경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미령 러쉬코리아 대표는 “러쉬의 정체성은 환경과 동물,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누리면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것”이라며 “사람이 중심이 되는 회사다 보니 직원과 브랜드가 같이 성장하고 고객들이 그 매력을 하나씩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실제로 러쉬코리아는 러쉬가 직접 재배해 공급받은 천연 에센셜 오일의 독특한 향을 앞세운 체험마케팅 외에 연예인 마케팅도 광고도 하지 않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불구,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 중이다.

러쉬의 매력은 ‘네이키드’다. 지금의 러쉬를 키운 핸드메이드 비누는 손으로 직접 빚고 방부제가 전혀 없으며 포장지가 없이 완전 ‘날 것’이다. 프레쉬 마스크의 경우 심지어 유통기한이 1개월에 불과하다. 김포 물류·제조공장 ‘키친’에서는 베스트셀러 20여 종을 만들고 나머지는 직수입한다. 우 대표는 “벌목장으로 팔 위기에 있는 밀림을 키워 그 곳의 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오일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좋은 원료에 심혈을 기울인다“며 “제품들의 유통기한은 제품에 따라 3주에서 14개월로 매장에서는 제조한 지 7개월 내의 제품만 팔 수 있고 나머지는 소각한다”고 말했다.

러쉬는 최근 새로운 실험을 진행 중이다. ‘러쉬 자연농 프로젝트’가 그것. 국내 자연농 재배업체와 손잡고 건강한 땅에서 재배한 재료를 공급 받아 이달부터 블루베리 자연농 팩을 내놓았다. 이미 꿀, 해초 등 40여 가지 재료를 국내산으로 공수해 사용 중이다. 자연농은 무경운, 무제초, 무비료, 무농약을 원칙으로 암 환자들이 먹는 ‘신비의 농산물’로 불린다. 우 대표는 “농약을 뿌린 과일은 먼저 곰팡이가 드는데 자연농 제품은 썩지도 않는다”며 “건강한 땅에서 재배된 재료들을 사용한 화장품을 점차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러쉬코리아는 오는 9월 ‘땅이 건강해야 좋은 농산물이 나온다’는 내용의 자연농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심희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