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교보생명은 지난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IFRS17과 킥스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이 필요해 IPO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2015년 9월까지 회사를 상장하겠다고 밝혔지만 대주주 지분희석 가능성과 시장 상황 등이 맞지 않아 계속 늦어져왔다. 이번 이사회 보고도 내년에 상장을 목표로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장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IFRS17·킥스 유예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다음에 시장 상황도 고려해 적절한 시기가 되면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기존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만 상장시기를 내년으로 못 박아 이사회에 보고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IFRS17과 킥스 시행으로 5조원 이상의 추가자본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제도가 도입되면 저축성 보험이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재무건전성 기준인 지급여력(RBC)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대주주 증자 가능성도 예상되지만 필요한 자본을 확충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교보생명이 교보증권 등 계열사 매각, IPO,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의 수단을 고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교보생명이 지분 51.63%를 보유한 교보증권의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보증권과 우리은행이 최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은행이 내년 초에 지주사로 전환하면 증권사가 필요한데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12일 공시에서 “대주주인 교보생명은 지분 지속보유, 합작회사 추진 또는 지분 매각 등을 통상적인 수준에서 검토 중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