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올해를 디지털 혁신 원년으로 삼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통적 제조업인 발전소 플랜트와 건설기계 등에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해 사업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전사적인 디지털 혁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에서부터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일까지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적 시도가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적 운영방식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기업문화가 그룹 전반에 자리잡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두산은 지난해 그룹 내에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을 신설했다. 두산은 CDO 조직을 통해 그룹 전반에 디지털 기업문화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CDO 조직은 향후 두산 그룹의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에 지원 부서가 아닌 주체로 참여해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 확대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두산 관계자는 “각 계열사별로 분산되어 있던 디지털 기술이나 데이터들을 융합해 계열사간 업무 협업을 활성화하고, 사업 시너지도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룹 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들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두산만의 ICT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디지털 혁신 흐름에 그룹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에는 디지털 기술전문위원회를 출범했다. 디지털 기술전문위원회에는 두산 계열사 임직원 80여명이 참여해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서비스 개발, 인공지능, IT 플랫폼, 공장자동화 등 공통의 기술 요소를 도출하고 기술 교류를 통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창출해나갈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협동로봇’ 시장이다. 두산은 지난해 협동로봇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15년 두산로보틱스를 설립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진과 개발자를 영입해 2년 여 간 연구개발을 거쳐 4개 모델의 협동로봇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으며, 지난해 12월 경기도 수원에 연간 최대 생산량 2만 여 대 규모의 생산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갔다. 미국 리서치기관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까지 연평균 8%대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이 가운데 협동로봇은 연평균 약 68%대로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
또한 제조업 계열사들도 4차 산엽혁명 시대에 대비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품 고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4년 창원 본사에 ‘발전소 원격 관리 서비스 센터(RMSC)’를 개설한 데 이어 같은 해 서울 사무소에 ‘소프트웨어 센터’를 열었다. 두산중공업은 RMSC와 소프트웨어 센터를 통해 발전소 운영 관련 정보를 빅데이터화 하고 이를 토대로 발전소 이용률과 효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 센터의 역량과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기존 발전설비 설계·제작·정비·서비스 사업 등을 연계함으로써 세계 발전 서비스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또 두산인프라코어는 장비에 장착된 단말기를 통해 작업 중인 굴삭기 위치와 가동 상황, 엔진과 유압계통 등 주요 시스템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한 기존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사용자 편의성과 기능성을 대폭 개선한 ‘두산커넥트’를 중국·유럽·북미에 이어 최근 국내에도 본격 출시했다. 두산산업차량은 협력사와 고객에 대한 정보를 QR 코드로 통합 관리하며 품질 관리에서부터 서비스까지 쉽고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두산산업차량은 올해 안에 지게차를 스마트하게 관리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시스템과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모드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