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거래 위해 비양심 재판 안해"...사법신뢰 추락 우려한 대법관

고영한·김신·김창석 퇴임식서 토로

상고법원 도입 노력 옹호 발언도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퇴임하는 대법관들이 재판거래 의혹으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현실을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이들은 “재판거래는 없었다”고 주장하며 대법원의 업무 과다에 따른 상고법원 도입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고영한·김신·김창석 대법관의 퇴임식이 열렸다. 지난 2012년 8월 대법관에 취임한 이들은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재임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특히 김신 대법관은 재판거래 의혹 제기에 대해 직설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언젠가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대법관들은 거래를 위해 법과 양심에 어긋나는 재판을 하지 않았다”며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가달라”고 주문했다. 현 사태를 매듭짓는 데 김명수 대법원장의 역할을 촉구한 것이다.


김신 대법관은 또 “상고되는 사건이 너무 많아 대법원이 본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며 “사법부뿐 아니라 국민과 정치권도 상고제도 전반을 잘 살펴서 적절한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주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양승태 사법부는 숙원사업이던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각종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다.

고영한 대법관은 ‘부산 법조비리’ 등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만큼 관련 의견 표명에 가장 긴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의혹 제기 자체를 ‘사법권 독립 훼손’ ‘사법 권위 하락’으로 수차례 정의했다. 고 대법관은 “사법권 독립 훼손 걱정에 대해 내가 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나는 떠나지만 남은 사람들은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고 권위 하락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석 대법관은 “서로 다른 입장에 서서 오직 자신들의 의견만이 올바르고 정의롭다고 외치는 경우를 볼 수 있다”며 “오해가 있는 부분은 충분히 해명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의혹을 폭로한 이모 부장판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 대법관에 대한 추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대법관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집행정지 사건을 검토할 때 오직 파기만을 전제로 법리검토 등을 고집했다는 것이다.

윤경환·안현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