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자산관리(WM) 업계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홍콩의 맥쿼리·블랙록자산운용 등에 재직하고 있던 한국인 매니저들의 20~30%가 인원감축을 당했다. 현지 금융전문가인 A씨는 “맥쿼리·블랙록·센사토 등 글로벌 운용사를 비롯해 다수의 헤지펀드 운용사에서도 한국인 포트폴리오매니저(PM)들을 구조조정했다”며 “지난 몇 년간 인원감축이 이뤄진 JP모건·메릴린치·골드만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IB 인력에 이어 WM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에는 홍콩거래소가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준비하며 국내 자산운용사 매니저들의 이직이 이어졌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상장할 경우 해당 상품을 5년 이상 운용해본 경험이 있는 매니저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 등을 내세우며 국내 운용사 및 증권 파생상품부서에서 근무하던 매니저들이 높은 연봉을 받으며 자리를 옮겼다. 앞서 2000년 초반 유학파 한국인 IB 인력들이 홍콩 등에서 인기를 끌던 시기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국내 최대의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MBK파트너스를 설립한 김병주 회장이 칼라일 아시아 회장을 역임했고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도 모건스탠리PE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를 지내다 한국으로 건너와 한앤컴퍼니를 만들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감 확산 등 대외 이슈로 한국 증시의 하락장이 지속됐고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홍콩·중국 등 외국계 투자회사에서는 한국 투자 비중을 대폭 줄였다. 동시에 한국인 매니저들의 구조조정도 진행됐다. 업계 관계자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미국·홍콩 등 외국계 회사에서 둥지를 틀었던 한국인들이 대거 구조조정을 당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한국인 대신 중국인 매니저로 교체하는 가운데 잘린 매니저들은 연봉이 맞지 않아 한국시장으로 돌아오기도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