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자산배분은 기차철도와 같다. 신용은 기관차에,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 회수기간)은 선로에 비유된다. 채권 투자에 있어 듀레이션 관리는 기차가 선로를 지키는 것만큼 중요하다. 이점이 바로 듀레이션-헤지 채권 전략이 위험한 이유다.
금리 상승은 채권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일 중 하나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듀레이션 또는 금리 변동에 대한 노출을 낮추고 채권과 그에 따른 인컴은 지킬 수 있는 전략을 찾는 투자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금리 상승기에는 조금 나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하락기에는 매우 부진한 성과를 내기 때문이다.
듀레이션-헤지 전략은 금리는 상승하지만 아직 경제성장이 견조하고 신용 사이클이 마지막 단계에 있을 때 좋은 성과를 나타낸다. 골디락스 환경에 가까워질수록 신용자산의 경우 이 전략이 더욱 유효할 것이다. 그러나 신용 사이클이 끝나고 금리가 높아져 성장세가 둔화되면 듀레이션-헤지 전략의 성과는 부진해진다. 낮은 성장과 고금리 환경에서는 기업의 부도 위험이 높아지고 신용자산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듀레이션을 헤지하기 위해서는 종종 금리선물 시장에서 레버리지를 일으켜야 하므로 높은 위험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 듀레이션-헤지 투자자는 금리 움직임을 완벽히 포착하고 어느 때 금리 인상이 성장을 둔화시킬지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노련한 전문가들도 항상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다행스럽게도 대안으로 삼을 만한 두 가지 전략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듀레이션에 한도를 두되 제거하지는 말아야 한다. 이 전략은 고수익을 바라지만 위험 수용도는 낮은 투자자들에게 알맞은 전략이다.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 듀레이션-헤지 인덱스가 시작된 지난 1999년 5월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면 만기가 짧고 제한된 듀레이션을 가진 하이일드 전략이 듀레이션-헤지 전략보다 더 높은 성과를 보여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2008년에도 그 같은 전략이 듀레이션-헤지 전략보다 15% 더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둘째, 신용바벨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신용바벨 전략은 한 명의 운용매니저가 단일 전략하에서 신용자산과 미 국채 등 우량 국공채를 결합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추구하는 전략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신용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듀레이션이 보다 긴 미 국채나 투자등급이 높은 자산으로 비중을 늘린다. 금리가 높아져 성장이 늦춰지고 신용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은 다시 신용자산으로 갈아탈 수 있다. 이 전략은 부의 상관관계에 있는 자산 간에 균형을 맞춤으로써 포트폴리오 손실은 제한하면서 안정된 수익을 얻게 해준다.
듀레이션-헤지 전략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금리 인상기에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자라면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결국 높은 일드가 채권의 수익률을 결정짓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