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금리대출 틈새시장 재미 본 지방은행

'한자릿수 금리'로 경쟁력 갖춰

광주·전북銀 대출비중 50% 육박

"금리인상기 리스크 관리 관건"

지방은행들이 중금리 대출로 실적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기 어렵지만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이용하기를 꺼리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해 수익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광주은행의 중금리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30.7% 증가한 7,999억원을 기록했다. JB금융의 다른 계열사인 전북은행도 5,283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39% 늘었다.

이들 은행은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의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연 6% 이상의 한자릿수 금리로 중금리 신용대출을 내주고 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전체 신용대출 차주 가운데 연 6% 금리가 넘는 중금리 대출 비중이 50%에 달한다. 아울러 전북은행은 올해 ‘포용적 금융 추진단’을 설립하고 ‘따뜻한 신용대출’을 통해 신용등급 8등급인 차주에도 대출을 내주고 있다. 다른 지방은행도 시중은행에 비해 중금리 대출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DGB대구은행의 연 6% 이상 중금리 대출의 비중은 33.8%, 제주은행의 경우 29.9%로 10~20% 수준에 불과한 시중은행과는 대조적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크지만 그만큼 금리가 높은 중금리 대출을 늘리자 실적도 개선됐다. 광주은행의 올 2·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46%로 전 분기에 비해 0.13%포인트 올랐으며 전북은행도 같은 기간 0.04%포인트 개선된 2.32%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JB금융의 광주은행은 당기순이익이 907억원으로 7.9% 증가했고 전북은행의 경우 49.4% 늘어난 56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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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고신용자 대상의 신용대출보다 상대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높은 탓에 리스크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JB금융은 위험 요소가 큰 차주를 걸러내기 위해 사기방지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사기유형을 분석하고 다른 금융사와의 교류로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사기 및 허위 차주를 판별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지방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늘림으로써 시중은행과 2금융권 사이에 놓여 있는 차주를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에서 빌리지 못하는 중·저신용자들이 저축은행·캐피털 등 2금융권을 이용할 경우 높은 이자 부담을 져야 하는 데다 신용등급도 떨어지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한 것이다. 특히 지방은행의 한계를 넘기 위해 비대면 영업전략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아 효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다만 금리 인상기에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중금리 대출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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