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 철 장사 기대했는데…" 사상 최악 폭염에 장사 접는 상인들

해수욕장 파라솔 임대·야시장·휴양림, 매출·손님 ‘뚝’

전주 한옥마을 게스트하우스 매출 60∼70% 급감

전국 최대 피서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폭염 때문에 낮과 밤이 완전히 뒤바뀌었다./연합뉴스전국 최대 피서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폭염 때문에 낮과 밤이 완전히 뒤바뀌었다./연합뉴스




3일 경북 포항시 남구 한 양식장에서 관계자들이 트럭에 싣고 온 얼음을 녹인 뒤 차가워진 물을 양식장 수조로 보내고 있다./연합뉴스3일 경북 포항시 남구 한 양식장에서 관계자들이 트럭에 싣고 온 얼음을 녹인 뒤 차가워진 물을 양식장 수조로 보내고 있다./연합뉴스


무더위에 야시장 손님도 거의 없다. 지난 2일 밤 울산큰애기야시장 모습./연합뉴스무더위에 야시장 손님도 거의 없다. 지난 2일 밤 울산큰애기야시장 모습./연합뉴스


살인적인 더위에 여름 한 철 성업을 기대하는 상인들의 표정은 울상을 넘어 ‘죽을상’에 가깝다. 해도 해도 너무한 폭염 탓에 손님의 발길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요즘 해수욕장은 햇볕이 뜨거운 낮에 텅텅 비고, 해가 지면 무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로 붐빈다. 피서객들이 해수욕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피서지 식당이나 숙박업소 장사가 잘 될 리 없다.


강릉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손정호(70)씨는 “말도 못할 정도로 손님이 없다. 이렇게 더운데 누가 오겠느냐”며 “동해안 상인들은 사정이 비슷하다”고 하소연했다.

속초에서 회를 파는 한 상인도 “이맘때면 관광객들 차가 많이 들어오는데 요즘은 간간이 보일 뿐이다”면서 “한창 장사하는 시즌인데 이렇게 덥다가 휴가철이 다 끝나면 올해 장사도 어려울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전국 최대 피서지로 꼽히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전체 피서객 규모가 작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물놀이용품 임대업자나 유람선 운영업체 등의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한 파라솔 임대업자는 “매출이 작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하소연했고, 유람선 운영업체는 승객이 20%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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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립인 인근 가평 강씨봉휴양림이나 양평군에 있는 국립 산음휴양림도 예년보다 수량이 많이 줄어 피서객들의 발길이 뜸한 형편이다.

전북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전주한옥마을 상인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전주시에 따르면 폭염이 시작된 지난달 한옥마을 관광객 수는 4만5,486명(경기전 입장객 기준)으로 5월의 12만4,216명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곳의 한 게스트하우스에는 3일 전체 16개 객실 중 2개에만 숙박객을 받았다. 업주 박모(50)씨는 “대학교 방학에 여름 성수기인 이맘때면 보통 객실이 모두 찬다”면서 “매출이 작년보다 60∼70% 줄었고, 앞으로도 더위가 이어지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시원한 하천과 그늘이 있는 계곡에도 역시 피서객이 급감했다. 짧은 장마 이후 비가 거의 오지 않으면서 계곡 물 자체가 말랐기 때문이다. 졸졸 흐르는 물에는 몸은커녕 발을 담그기에도 부족하고, 그나마 흐르는 물도 시원하기는커녕 따뜻한 지경이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남양주 축령산자연휴양림은 오는 6일부터 숙박시설 인근 계곡 물놀이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계곡 물을 가둬 물놀이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뒀지만, 갈수록 계곡의 수량이 줄어 앞으로는 이마저도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휴양림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수량이 적은 상태에서 물놀이하면 수질오염은 물론 피부병 등에 감염될 우려가 있어 폐쇄를 결정했다”면서 “일부 예약객들은 물이 없다는 소식에 예약을 취소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더위를 식히면서 먹고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야시장도 요즘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한다. 연중 가장 붐벼야 할 시기지만, 밤에도 식지 않는 더위에 사람들의 발길이 확 줄었다. 울산 최초의 야시장인 중구 성남동 큰애기야시장의 7월 매출은 5,050만원으로 전달의 8,070만원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매출이 늘 것이라는 상인들의 기대는 폭염이라는 변수 때문에 빗나갔다. 폭염이 오기 전만 해도 닭꼬치나 쇠고기 초밥 등을 사 먹으려는 손님들이 줄을 섰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손님의 발길은 눈에 띄게 줄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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