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을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기술정책 싱크탱크로 당당히 세우겠습니다. 그동안 혁신의 브레인 역할보다 손발 역할에 얽매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겠습니다.”
김상선(64) 신임 KISTEP 원장은 3일 서울 서초구 마방로 본원에서 열린 취임식 뒤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올해 19조 6,000억원의 정부 R&D(연구개발) 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해 우수한 성과를 내느냐에 중점을 두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도 있지만 KISTEP이 과학기술정책의 싱크탱크로 우뚝서야 한다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양 기관은 과거 한때 통합 움직임도 있었지만 한 곳처럼 일해야 하는 곳”이라며 “기획, 수행, 평가, 확산 등 전주기에 걸쳐 국가 R&D 자원의 효율적 활용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기초연구와 개발연구, 퍼스트무버(선도자)로의 도약과 기업지원, 톱다운(주제 선정해 내려옴)과 바텀업(연구자가 제안), 대형과제와 중소형 과제 등 각자 우선순위와 비중 조정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과학기술 혁신 없이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며 “더 이상 패스트팔로어(빠른 추격자) 입장이 아니고 이제는 거의 앞단에 있어 퍼스트무버 로 도약하기 위해 복잡한 사회에서 현장에서 작동 가능한 국가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국가경쟁력 제고, 국민 삶의 질 개선, 국가안보, 문화예술체육 업그레이드, 저출산고령화와 지구온난화 등 사회문제 해결 모두 과학기술 혁신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역설해왔다. 드높은 4차 산업혁명의 파고, 남북관계 등 국제 정세와 사회 변화의 도도한 물결 속에서 과학기술중심사회 건설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의 성공도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 3년 간 KISTEP을 이끌 그는 “과학기술 성과는 결국 연구원의 어깨에 달려 있어 창의적 연구에 몰입하고 혁신적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신명 나는 연구 여건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KISTEP은 정부의 정책 기조가 연구자와 연구 현장 일선에 왜곡 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든든한 다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맨체스터대 과학기술정책학 박사인 김 원장은 과학기술부 공보관, 과학기술협력국장, 주미대사관 과학참사관, 정책홍보관리실장을 지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정책조정전문위원장 등을 했고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로 근무해왔다.
한편 내년 설립 20주년을 맞는 KISTEP은 국가 R&D 사업의 조사·분석·평가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500억원 이상(예산 300억원 이상 포함) 과학기술 과제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진천·음성혁신도시에서 신청사 착공식을 가졌으며 내년 12월에 입주할 예정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