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에 데이터는 기업에 공기와 물 같은 필수재가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데이터 저장과 관리는 기업의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스토리지 업체인 시게이트의 테반셍(사진) 글로벌세일즈 수석부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40년간 쌓아온 기술력으로 전 세계 기업의 데이터 활용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게이트는 열보조자기기록(HAMR)과 열점자기기록(HDMR)과 같이 스토리지 용량을 늘릴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해 업계 최초로 750GB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1만5,000RPM 디스크드라이브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AI 서비스 확대에 대비해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인도·호주·대만의 정보기술(IT) 담당 직원 총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데이터 현황:아시아태평양지역의 AI 도입을 위한 준비’ 보고서도 발간했다.
국가별로 IT·소매·제조·금융·물류·건설 분야 종사자 100명을 선정해 조사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AI 도입률은 60%에 그쳤지만 92%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95%가 AI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의 73%는 앞으로 1년간 AI 관련 사업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지만 91%가 AI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 수석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의 현재 AI 도입 수준인 60%는 중국과 인도보다 낮은 수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한국 기업의 73%가 1년 안에 AI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답한 것”이라며 “한국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AI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시게이트가 AI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AI의 근간이 결국 데이터라는 점에서 AI 활성화가 시게이트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IDC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전 세계 데이터양은 지난해의 10배 수준인 163제타바이트(ZB, 1ZB=1조1,000억GB)까지 늘어난다. 그는 AI가 활성화하려면 △민첩성 △고용량 △멀티태스킹 △자율성 △유연성 등을 갖춘 스토리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테 수석부사장은 “AI는 기업의 발전 속도를 높이고 제품에 부가가치를 더해주는 등 다양한 이점을 가져오겠지만 IT 인프라와 데이터 관리를 위한 정책을 가진 기업만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AI 서비스를 하는 기업은 데이터의 70%를 저장·관리하는 스토리지 기술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