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증시

韓과 닮은꼴 대만증시 상승 왜?

외국인·IT 중심 비슷 하지만

정부 정책 신뢰한 대만 투자자

주식 사들여 시장 방패 역할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산업 구조, 증시 수급 구조 등이 비슷한 대만 증시는 상승세를 나타내 눈길을 끈다. 시장에서는 ‘정책에 대한 신뢰’가 두 증시의 향방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6일까지 국내 코스피지수와 대만 자취엔지수의 변동률은 각각 -7%, 4%를 기록했다. 산업 구조와 증시 수급 구조가 비슷해 ‘닮은꼴’로 지목돼온 두 증시가 반대의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대만 증시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40%로 한국(35%)처럼 높다. 자취엔지수에서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50%에 달하고 한국 역시 30%를 차지한다.


외국인과 IT가 증시를 움직인다는 이유로 두 증시는 비슷한 흐름을 보여왔다. 올 들어 외국인투자가들이 대만 증시에서 약 89억달러(9조9,956억원), 한국 증시에서는 36억달러를 팔아치웠다는 점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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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 들어 자취엔지수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내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두 증시의 방향을 갈랐다”고 분석했다. 대만은 지난달부터 펀드를 통해 내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순유입으로 전환돼 유입액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한국에서는 지난달에만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500억원 규모로 순매도하는 등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과 대만의 내국인 수급이 달랐던 이유는 정부 정책과 기업에 대한 신뢰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은 같지만 대만 투자자들은 정부 정책에 신뢰가 높아 자국 주식을 사들이며 ‘방패’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다. 김 연구원은 “주식 시장에서 기업·정부 정책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배당수익률이 자취엔지수는 4%대, 코스피는 2%대”라며 “국내 기업의 잉여현금 흐름이 100조원대(시가총액 대비 7%)로 역대 최고 수준인 상황에서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연속성 있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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