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18시간 밤샘조사 후 귀가…"당당히 임했다"

‘드루킹’ 김동원 씨의 댓글여론 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8시간의 밤샘 조사를 끝내고 7일 새벽 귀가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가 지난 40여 일간의 특검 수사 결과를 전면 부인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곧 김 지사의 신병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전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강남역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3시 50분께 조사를 모두 마치고 특검 건물에서 나왔다. 김 지사에 대한 신문은 전날 자정께까지 14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이후 김 지사는 변호인과 함께 조서 열람에 3시간 50분가량을 보냈다. 김 지사는 기자들에게 “충분히 소명했고 소상히 해명했다”며 수사에 당당히 임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검이 혐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느냐는 물음에 “유력한 증거나 그런 게 확인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해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또 김 지사가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 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같은 혐의가 사실일 경우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 지사의 정치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이날 조사에서 이 같은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하는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특검에서 “킹크랩 시연회를 본 기억이 없으며 드루킹이 불법 댓글조작을 하는 줄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드루킹과 인사 추천 문제로 시비한 적은 있지만 그 대가로 “지방선거를 도와달라”는 등의 거래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의 메신저 대화 등의 각종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김 지사의 진술 내용에 대한 분석을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김 지사 측은 특검이 드루킹 일당의 진술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무리한 수사를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진상 규명 대신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1차 수사 기간을 18일 남긴 특검은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주중 결정할 방침이다. 또 김 지사의 신병 방향이 정해진 이후 이번 사건에 연루된 다른 여권 핵심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전개할지 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