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3월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에 대해 러시아의 소행으로 결론짓고 대러 신규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미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해당 사건을 조사한 결과 러시아가 자국민에 대해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사용한 것으로 결론냈다면서 “러시아는 1991년 제정된 국제법을 위반해 자국민에 대해 치명적인 화학무기나 생물학 무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에 망명 중이던 러시아 출신 전직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 율리아는 지난 3월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노비촉에 중독된 채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으며, 이후 병원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영국 정부는 군사용으로 개발된 노비촉이 사용된 이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으나, 러시아는 부인했다.
미 정부는 같은 달 미국 주재 러시아 관리와 정보요원 등 60명을 추방 조치하고 시애틀에 있는 러시아 총영사관을 폐쇄하는 등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동맹국들의 입장을 따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자국민에 대한 화학무기를 사용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공식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
대러 제재는 오는 22일께 개시되며, 러시아의 국가 안보와 관련된 품목·기술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국무부 관계자는 전했다. 국무부는 또한 만약 러시아가 화학무기 사용 중단을 약속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검사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90일 후 추가 제재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