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가운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왼쪽),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21일 정부서울청사 김 부총리 집무실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박원석 전 국회의원(정의당)이 “(청와대와 정부의) 갈등설이 꽤 심각한 상태까지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문자 그대로 심각하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9일 밝혔다. 그는 청와대 관계자가 사석에서 한 말인 듯한 것들도 옮겨적었다. 이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갈등설을 말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청와대는 “장 실장이 박 전 의원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적인 일이라도 사석에서 들은 이야기는 전하지 않는 것이 이 세계의 법도라서 그냥 듣고 흘려버리자 생각했다”면서도 “허나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대목이고 나 혼자만 들은 것도 아니고 얻어들은 것이 아니라 직접 들었고 그런 면에서 어쩌면 세상에 들리라는 푸념인 듯도 하여 정리해본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최근 청와대와 정부 내 갈등설이 있다”며 “그 한 당사자를 얼마 전 어떤 자리에서 짧게 조우할 기회가 있었는데, ‘많이 바쁘시겠다’ ‘수고가 많으시다’는 인사말에 예상 외의 답이 돌아와 조금은 놀랐다”고 설명했다. 박 전 의원은 “대화 모두를 복원할 수 없지만 기억에 남는 강한 워딩은 이런 것이다. ‘대통령 말도 안 듣는다’, ‘자료도 안 내놓는다’, ‘조직적 저항에 들어간 것 같다’, ‘말을 할 수 없는 위치라 답답하다’, ‘밖에 나가 인터넷 언론사라도 만들어 말하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적었다. 박 전 의원은 “더러 행간이 보였던 그 갈등설이 꽤 심각한 상태까지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요 며칠 사이 외화된 바로 보면 균형추가 이미 기운 것이 아닌가 싶다. 문자 그대로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박원석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 캡쳐지금까지 알려진 청와대와 정부의 갈등은 장 실장과 김 부총리 간의 일이다. 또 ‘자료도 안 내놓는다’, ‘말을 할 수 없는 위치라 답답하다’는 것은 부처로부터 자료를 받아보고 대통령의 참모로서 쉽게 외부에 입을 열지 않는 청와대 비서, 즉 장 실장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강력히 부인했다. 이날 김의겸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그건 언론인들의 추측이고 그 추측은 완전히 틀린 것”이라며 “장 실장이 그런 말씀을 한 적도 없고 박 전 의원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실장에게 확인해봤다는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장 실장과 김 부총리는 갈등설이 커진 가운데 지난달 6일 조찬모임을 했다. 이에 갈등설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바 있다. 당시 청와대에서는 장 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이 참석했고 정부에서는 김 부총리와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