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새책200자] 프로이트의 농담이론과 시조의 허튼소리 外




프로이트가 음담패설 시조를 읽는다면…

■프로이트의 농담이론과 시조의 허튼소리(이영태 지음, 채륜 펴냄)=사설시조 노랫말을 프로이트의 농담이론으로 설명한다. 고약한 질병, 파계승, 불구 동물, 해충, 남녀의 연장, 각씨 등으로 사설시조의 소재에 나눠 설명했다. 프로이트의 농담 이론과 미학에서 바라본 웃음론, 웃음의 미학과 놀이의 법칙 등을 적용해 사설시조를 해석했다. 인간의 솔직함을 해학적으로 드러냈지만 음담패설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독서물의 영역 밖으로 밀려났던 사설시조였다. 저자는 사설시조의 가창공간에 참석한 자들의 심리기제, 노랫말이 불필요하게 확장된 이유, 서사구조가 극적으로 반전된 이유 등을 논한다. 1만3,000원






나무젓가락으로 꾹꾹 눌러쓴 일상

■이외수의 캘리북(이외수 지음, 해냄 펴냄)=책 속의 책이다. 마치 속을 파내 총 등을 숨겼던 영화 속 사전을 보는 듯하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가 ‘책의 대혁명’을 꿈꾸며 기획한 시작 산문집이다. 봄부터 겨울까지 일상 속에서 가진 생각들을 담담하게 풀어낸 책의 내용은 말할 것도 없다. 이를 담아낸 형식이 눈길을 끈다. 각 장마다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만든 캘리그래피를 한 점씩 담았고, 50편 가량의 장들을 특별한 제본 없이 낱장 그대로 책처럼 생긴 박스 안에 담았다. 저자는 이 박스를 ‘생각 상자’라고 부른다. 1만9,800원



베일을 벗은 ‘갈릴레이 재판기록’


■400년 전 그 법정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다나카 이치로 지음, 사람과 나무사이 펴냄)=1653년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니콜라 코페르니쿠스를 지지하며 지동설을 주창했다는 죄목으로 로마 교황청의 종교재판에 회부된다. ‘무기 투옥’이라는 무거운 형벌을 선고받고 바로 다음날 감형됐던 이 재판을 재조명했다. 저자는 갈릴레오 재판의 기록을 낱낱이 뒤진다. 18세기 계몽주의자 볼테르는 ‘과학의 찬란함과 종교의 무지함’을 대비하기 위해 갈릴레이를 신격화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역시 그 중 한명 이었다. 그는 로마 교회의 무지몽매를 비판하기 위해 바티칸의 서고에서 재판 기록을 탈취하기도 했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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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은 자연재해 아닌 ‘사회문제’

■폭염 사회(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 글항아리 펴냄)=덥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른다. 에어컨이 있는 곳이라면 다행이다. 젊기만 해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병약한 이에게 폭염은 재난과 같다. 수많은 사람이 세상을 등졌다. 사회학자이자 1995년 시카고 폭염 당시 희생자의 집을 둘러봤던 저자는 폭염에 의한 사망이 ‘사회 불평등’ 문제라고 규정지었다. 주거 복지 등 공공재화를 잘못 다룬 정부의 문제이며, 기후변화에 대한 공학기술적 대처의 실패에 더해 시민사회가 서로를 보살피지 못한 공동체 부재의 문제이기도 하다. 2만2,000원



어느 노학자의 마지막 원고

■노년에 대하여(윌 듀런트 지음, 민음사 펴냄)=‘철학 이야기’ ‘문명 이야기’의 저자 윌 듀런트의 마지막 원고다. 듀런트 사후에 소재를 알 수 없어 사라질 뻔했지만 30여년이 지나 극적으로 발견됐다. 스무 두편의 짧은 에세이는 삶과 죽음, 청춘과 노년, 신과 도덕, 전쟁과 정치, 예술과 교육 등 삶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20여 가지의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내고 마침내 ‘무덤에 한 발을 들여놓은’ 만년의 아쉬움과 홀가분함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세상의 진보를 향한 저자의 믿음도 묻어난다. 1만4,800원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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