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회복세" 정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경기인식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9%로 하향 조정했음에도 지금의 상황을 ‘경기회복세’라고 진단했다. 경제 전문가들이 줄줄이 경기둔화를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만 나 홀로 현실과 동떨어진 분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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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우리 경제가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일관된 판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최근 투자와 소비 부진으로 내수가 침체하면서 전반적인 경제성장이 주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지표 역시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6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6,000명 늘었다.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 전후에 그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반면 승용차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의 영향으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국산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8% 증가한 것이다. 판매량 증가율은 6개월 만에 최고치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회복 흐름의 근거가 점차 줄어드고 있다는 지적에 “월간으로 보면 수출 중심의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개소세 인하 등 여러 조치를 했기 때문에 하반기에 생산이나 소비에 어떤 식으로 영향이 미칠지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크게 떨어진 데 대해서는 “미중 무역갈등의 우려로 주식시장이 좋지 않고 고용상황이 어려운 점 등이 반영돼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100을 넘어 평균 이상의 수준”이라며 “다만 추세적으로는 많이 떨어져 몇 달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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