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미개봉새상품 시장, 거래자 윈윈하는 플랫폼 될것"

신호철 미새하우스 대표

"새제품 싼값 중개로 모두 만족"

연봉 6,000만원 외제차 딜러서

공유경제 기반 사업가로 변신

하반기 취급 아이템 대폭 확대

위탁판매 서비스로 전환 예정




“누군가가 쓰지 않는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개봉 새상품’의 부가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미새(미개봉 새상품)’ 시장을 의미 있는 이커머스 마켓으로 키우겠습니다.”

‘미개봉 새상품’이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키워드를 들고 나와 시장을 열어가는 이가 있다. 신호철(32·사진) 미새하우스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신 대표는 10일 마곡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온라인 상의 ‘미새하우스’라는 거대한 가상의 창고를 통해 필요한 사람들끼리 서로 제품을 사고 팔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고 밝혔다.


미새하우스는 포장 자체를 뜯지 않은 새제품이라는 점에서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유통되는 리퍼 제품과는 전혀 다르다. ‘리퍼비시(refurbish)’ 제품은 구매자의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정상 제품이나 제조나 유통 과정에서 오류로 미세한 흠집 등이 있는 제품, 단기 전시용으로 사용했던 제품 등을 보수 및 새로 포장해 신상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일컫는다. 중간 유통망이 발달한 데다 유통단계별로 직매입 문화가 정착된 해외에서는 리퍼 제품이 많이 나오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제품의 하자가 있으면 생산자에게 반품되기 때문에 리퍼 시장 자체가 작은 편이다. 반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했다가 마음이 바뀌거나 비슷한 제품이 있어서 포장 자체를 뜯지 않은 미개봉 새제품 시장은 그동안 거의 주목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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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새하우스가 탄생한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대학 졸업 후 수입차 딜러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신 대표는 3년차가 되자 직업에 회의가 몰려왔다. 그는 “연봉이 6,000만원을 넘으며 비슷한 연차의 친구들에 비해 소득은 많았지만 어느 순간 돈에 의해 태도가 바뀌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흠칫 놀랐다”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람을 남기는 사업가가 되겠다는, 잃어버렸던 꿈이 생각났고 곧바로 일을 그만 뒀다”고 말했다.

때마침 결혼을 하면서 4개월간 유럽으로 신혼 여행을 다녀오게 됐다. 경비를 아끼려고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던 그는 ‘공유 경제’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공유’를 키워드로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품게 됐다. 창업 준비 단계에서 중고나라에서 노트북을 구매했던 경험이 그에겐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다. 애플 맥북을 온라인 최저가보다 저렴한 125만원에 구매하며 기뻐했던 것도 잠시, 돈을 보낸 후 판매자가 연락이 끊어지면서 돈만 날리게 됐던 것. 경찰 수사로 5개월 만에 범인을 잡고, 125만원도 돌려받았지만 신 대표는 이러한 경험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고 한다.

그는 “포장도 안 뜯은 신제품인데 온라인 최저가보다 싼 제품을 살 수 있다는 건 분명히 매력적이었다”면서 “믿을 만한 플랫폼을 통해 중개를 하면 판매자나 구매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거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2016년 11월 개인사업체로 등록한 후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전기청소기나 노트북 등을 소량으로 매입, 약간의 마진을 붙여서 판매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거래 물량이 점차 늘어났고 이듬해 1월 정식 홈페이지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취급하는 품목은 전기청소기나 밥솥, 전자레인지, 노트북, 공기청정기, 토스터기 등 소형 가전제품이다. 신 대표는 “소형 가전이나 노트북은 회전율이 높고 사후관리 등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총 거래액 20억원을 기록한 미새하우스는 사업 모델을 보완하는 한편 아이템을 대거 확장해 규모를 2배 이상 키운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기존 소형가전 중심에서 장난감 등 유아동 제품과 디지털기기, 차량용품으로의 확장도 고려 중이다.

신 대표는 “기존에는 우리가 제품을 매입해서 판매하는 ‘미개봉 새상품 전문 쇼핑몰’로 운영했지만 하반기부터는 미개봉 새상품 위탁 판매 서비스로 방향 전환을 하려고 한다”면서 “구매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판매자 친화적인 서비스로 바꾸는 것으로, 가상의 거대한 창고를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필요로 하는 제품을 교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겠다”고 밝혔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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