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준대형 세단 ‘그랜저’, 중형 ‘쏘나타’, 준중형 해치백 ‘i30’ 등의 디젤 모델을 전격 단종하기로 한 가운데 그랜저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량이 눈에 띈다.
지난 2016년의 디젤게이트에 이어 올해 BMW 연쇄 화재로 디젤차에 대한 신뢰가 더 떨어진 상황. 하지만 디젤에 비해 연비가 불량한 가솔린만을 유일한 대안으로 여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기름값과 친환경성을 두루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최근 하이브리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유가가 오름세를 타자 관심이 더 늘었다.
현재 국내에서 살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는 국산과 수입을 더해 총 32종. 이 중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다. 1만2,029대가 판매됐다. 그 다음은 하이브리드차 원조 브랜드인 도요타와 렉서스다. 렉서스 ‘ES 300h’(4,165대),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3,051대)가 2~3위다.
현대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렉서스와 도요타보다 더 팔린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3,000만원대(3,590만~3,975만원)의 가격으로 차를 내놓은 것이 5,000~6,000만원대의 ES 300h, 4,000만원대의 캠리 하이브리드를 넘어선 이유라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 선호 고객이 연비 등 경제성을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초기 구매 가격도 중요한 선택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지난해에 비해서도 판매가 늘었다. 올해 7월까지 1만4,033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147대에 비해 126.4% 증가한 것이다. 전체 중 하이브리드 비중도 올해 1~7월 약 20%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보다 높다. 이같은 하이브리드 자신감을 바탕으로 현대차가 그랜저 디젤 단종을 과감히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본형보다 500~700만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16.2㎞/ℓ의 복합연비와 뛰어난 정숙성”이라며 “인기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