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록적인 폭염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여파로 생활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앞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오준범 선임연구원과 신유란 연구원은 12일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현실화되나?’라는 보고서에서 “향후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고용 비용 증가 등 공급측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들로 물가 불안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상반기 1%대 초반 수준이던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2%대 중반 수준까지 회복하며 상승세가 지속하는 모습이다.
물가 상승은 경기 회복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며 빚어지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같은 공급측 요인이 더 크다. 2016년 초 배럴당 26.9달러까지 떨어진 국제유가는 이후 상승세로 전환해 8월 현재 72.1달러로 올랐다. 국제 식량 가격도 2016년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다 최근 들어서야 겨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신흥시장 불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2016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던 수입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의 고용 비용도 계속해서 오르는 모양새다. 임금 총액 증가율은 2014년부터 오르기 시작해 2018년 1∼5월엔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6.6%로 확대했다. 2년간 30%에 육박하는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등으로 기업의 노동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업용 건물을 중심으로 국내 지가상승률이 확대한 점도 서비스 물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폭염 여파로 생활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1∼2017년 7∼8월 중 폭염일이 평균(4.3일)보다 길었던 해의 신선식품 물가 상승률은 8.0%로 높았다.
올해 7월 전국 평균 기준 폭염일은 15.5일로 199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달 중순까지 폭염이 지속한다면 7∼8월 합계 폭염일이 1994년(28.7일)을 넘어 역대 최대 기록을 쓸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이 같은 공급측 요인들이 급격히 변화해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확대하고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제품 가격이 원가 상승 대비 과도하게 오르지 않도록 관리하고 담합, 사재기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며 “농산물 가격 변동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수급 조절, 농산물 유통의 효율화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초과 수요가 예상되는 추석 성수품의 공급 물량 확대, 직거래, 특판 행사 활성화 등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