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국고채 3년물 1%대 눈앞...벌어지는 韓美 금리 격차

경기 부진으로 금리 연일 하락세

미국은 금리인상...디커플링 심화

10년물 스프레드 30bp→43bp

투자 매력 떨어져 자본유출 우려




국고채 금리가 연일 하락하면서 1%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올해 들어 미·중 무역분쟁이 이어진 데다 경기지표 악화 등 악재로 국고채 금리가 연일 하락한 탓이다. 여기에 미국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스프레드(격차)가 더욱 벌어져 자본유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장금리 지표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0일 전일 대비 약 8.3bp(1bp=0.01%포인트) 하락한 2.04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달 11일에 이어 연저점을 또 다시 경신한 것. 시장에서는 지난 해 10월 3년물 금리가 2%대를 회복한 후 10개월 만에 다시 2%대 초반으로 내려오면서 지난 2016년 국고채 금리가 모든 구간에서 1%대로 떨어진 초저금리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국고채 금리는 일본, 미국 등 주요국 금리 반등에도 상대적으로 상승이 제한되며 디커플링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행의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된 영향이 크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 등을 통해 연내 금리 인상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국내 경기지표 악화 등을 이유로 8월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어렵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 채권담당 운용역은 “금리인상을 위해서는 물가가 목표치에 근접해야 하고 경기 흐름이 따라줘야 하는데 현재 경기 지표는 부정적”이라며 “7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1.5%에 그쳤고 고용 눈높이도 낮아져 금리 인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4분기 국내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7%에 그친 데다 설비투자 감소세도 두드러져 하반기 경기 둔화 가능성은 더욱 커졌으며 고용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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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 대출이 필요한 가계나 기업에는 이익이지만 주변 국가와 금리 차이가 커질 경우 투자 매력이 낮아져 증권시장에서는 자본 유출이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 경기지표 호조 영향으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한미 국채 금리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은 부담 요인이다. 한미 간 국고채 10년물 격차는 연초 30bp에서 출발해 확대 국면이 이어져 지난 달 25일 43bp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미국 금리가 소폭 하락하면서 격차가 줄었지만 등락이 거듭되면서 2016년 12월 중 기록한 최대 폭 45bp 수준에 근접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8월 금통위 금리인상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지만 국내외 금리 디커플링에 따른 외국인 자본이탈을 피하기 위해서는 연내 1회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 다만 이미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시장 금리에 반영돼 금리인상을 통한 시장금리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 긴장감이 해소되면 금리가 소폭 올겠지만 일부에서는 금리 인상 이후 다시 강세 시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고용 둔화가 통화정책으로 해결되기 어렵고 물가도 정당성 확보에 나선 만큼 금리 인상은 10월에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실제 인상 실현 이후에는 경기 흐름 둔화 예상과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의구심으로 강세 시도가 우위를 보일 전망인 만큼 3년물이 2.17%로 오르면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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