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수입물가 7개월 연속 상승…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한국은행, 7월 수출입물가지수

원화가치 하락 여파에 수입물가가 7개월 연속 올랐다. 물가가 폭등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수입물가 수준도 3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18년 7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89.91(2010년=100-원화 기준)로 한달 전보다 1.7% 올랐다. 2014년 11월(91.2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입물가지수는 올해 1월부터 7개월 연속 오름세다.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 가치 하락이 수입물가상승을 ‘쌍끌이’하고 있다. 수입물가가 7개월 연속 뛴 것은 2007년 8월~2008년 7월 12개월 연속 상승한 뒤 처음이다. 당시 유가와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터져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가 폭등했다.


지난달엔 최근 상승일로에 있던 국제유가는 0.7%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올라 수입물가를 끌어올렸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6월 1,092.8원에서 7월 1,122.8원으로 2.7% 올랐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똑같은 물건을 사들여도 지불해야 할 원화 액수가 오르기 때문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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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와 중간재, 자본재, 소비재 가격이 모두 뛰었다. 원재료는 옥수수(3.4%), 소고기(3.4%), 천연가스(2.7%), 원유(2.1%) 등 상승이 두드러졌다. 중간재에선 나프타(4.9%), 벙커C유(4.3%) 등 석유제품과 니켈1차제품(6.1%), 모니터용LCD(2.7%) 등 가격이 많이 올랐다. 제조업 설비 등 자본재와 소비재 가격도 각각 2.5%, 1.6% 높아졌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앞으로 체감 물가의 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물가도 원화 하락 영향으로 오름세다. 7월 수출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2.3% 상승한 87.56을 기록했다. 2014년 11월(88.57) 이후 가장 높았다. 수출물가는 5월부터 3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 기준으로 같은 가격의 물품을 팔아도 원화 기준으로는 값이 오르기 때문에 수출물가가 뛰게 된다. 결과적으로 수출업체의 채산성이 좋아진다.

공산품 가격 상승률이 2.4%로 특히 컸다. 구체적으로 수송장비(2.7%), 일반기계(2.4%), 석탄 및 석유제품(2.4%) 등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농림수산품은 0.7% 올랐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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