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형 대화경찰 도입 첫날 현장 가보니

소음 불만부터 단체 간 중재까지

상황 발생하면 대화경찰관 투입

"평화시위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

광복절인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대화경찰관이 집회 주최측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광복절인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대화경찰관이 집회 주최측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



“대화경찰, 쌍용자동차와 태극기 측 충돌 곧바로 이격 조치 바랍니다.”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덕수궁 대한문 인근에 마련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분향소 앞에서 보수단체인 태극기행동국민운동본부 주최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무효 및 석방 촉구 국민대회’가 열리면서 양측 간 충돌이 빚어졌다. 쌍용차 측에서 분향소 앞 집회 장소에 노동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입간판을 설치하자 순식간에 집회 참가자 수 십명이 둘러싸며 일촉즉발 상황에 놓였다.

경찰 무전으로 상황이 전파되자 곧바로 현장에 대화경찰관이 투입됐다. 경찰은 양측 관계자들을 설득시키며 서로의 구역으로 안내했고, 상황은 일단락됐다. 양측은 이날 집회장소 침범, 확성기 소음문제 등을 놓고 여러 차례 충돌을 빚었지만 그때마다 대화경찰관이 중재에 나서면서 우려했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이 광복절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 현장에 처음으로 대화경찰관을 투입했다. 스웨덴식 대화경찰을 모델로 한 한국형 대화경찰관은 집회시위 현장에서 경찰과 시위대 사이의 의견을 중재하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이날 현장에는 대한문 앞을 비롯해 12개팀 총 36명의 대화경찰관이 투입됐다.

관련기사



현장에서 대화경찰관을 찾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대화경찰관들은 일반 경찰관들과 구분이 가능하도록 ‘대화경찰’ 명찰이 달린 별도의 조끼를 착용한 채 현장에서 제기되는 각종 불만사항을 접수해 해결에 나섰다. 광화문 일대 집회현장에 수만명이 집결한 만큼 시민과의 마찰, 단체 간 소음에 대한 불만, 차로 및 통행로 확보, 폭염으로 인한 집회 참가자 이송 등 다양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경찰에 연행된 참가자는 한 명도 없었다.

서울청 소속 한 대화경찰관은 “집회 주최 측과의 중재 역할 외에도 길 안내부터 각종 민원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역할이 많았다”며 “본격적으로 시행이 될 경우 인력 배치가 더 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운영결과를 토대로 시민단체 의견 등을 수렴해 대화경찰관 투입 여부 및 규모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화경찰관제 취지에 맞게 집회 현장에서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시민과 참가자 양측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했다”며 “평화적인 집회시위 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대화경찰이 15일 서울 세종대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회 참석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최성욱기자서울지방경찰청 소속 대화경찰이 15일 서울 세종대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회 참석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최성욱기자


최성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