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달라지는 세상

윤만호 EY한영회계법인 부회장




초디지털 시대가 도래했다. 세상은 달라졌다. 요즘 세상을 VUCA 시대라 부른다고 한다. 변동성(Volatility)·불확실성(Uncertainty)·복잡성(Complexity)·모호성(Ambiguity)의 앞글자를 딴 줄임말이다. 이런 시대를 이끌어나갈 리더는 다방면으로 능력을 갖춰야 할 듯하다. 미래학자이며 혁신가인 동시에 과학자이며 사회적 책임 선행가쯤 되지 않고서야 세상을 이끌어 갈 수 있겠는가.

변해야 산다. 옛 주역은 “궁하면 통하고(궁즉통·窮則通), 통하면 변화하고(통즉변·通則變), 변화하면 오래가고(변즉구·變則久), 변화하는 것은 불리한 것 없이 좋은 것이다(길무불리·吉無不利)”라고 했다. 마치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변화의 시대를 예견한 말처럼 딱 들어맞는다. 개인·기업·국가 등 모든 경제 주체가 살아남고자 파괴적 혁신, 사업재편, 혁신 성장 등 갖은 이름으로 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변화의 요체는 기술이다. 그 중에서도 사물인터넷(IoT)·모바일·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으로 이어지는 혁신적인 정보기술(IT)의 적용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중간 단계 없이 직접 만나고 공장과 사무실이 자동화되며 새로운 공유경제시스템 아래에서 비즈니스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난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우리 모두 달라지는 세상에 나를 맞추는 법을 배우며 적응해나가야 한다.

관련기사



다음으로 진정 달라지는 세상은 인구 구조의 변화다.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상상보다 심각하다. 한국은 지난 2017년 고령화 인구가 총인구의 14%를 상회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지난해 1.05명의 출산율은 올해 0.9명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는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의 인구절벽은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다. 2018년 6월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인구는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런 추세는 향후 연기금의 조기 고갈과 막대한 재정 부담을 가져와 국민의 조세부담을 높일 수밖에 없다.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늘어나고 있다. 법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말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18만명으로 충청남도 인구보다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주민등록인구 5,178만명의 4.2%에 해당한다. 일할 사람이 없으면 지속성장은 아예 불가능하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외국인 근로자 처우나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물론 인구감소 대응책에 대한 최우선 순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기에 한반도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시에 지금 우리는 초디지털 시대, 저출산·고령화 시대, 다문화 시대, 남북경협의 시대를 빠른 속도로 향하고 있다. 머지않아 한국사람 열 명이 모이면 그 중 넷은 노인, 한 명은 외국인, 한 사람은 1인 세대이며 또 한 사람은 AI 로봇의 도움을 받는 사람일지 모르겠다. 달라지는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오는지 오는 2050년의 전망을 기술과 인구 구조의 변화를 중심으로 그려보고 분야별로 장기 대응책을 세워나가야 하겠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