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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홈테리어 시장 플레이어가 바뀐다

현대百 그룹, 한화 L&C 인수추진

단숨에 종합인테리어 업계 1위 도약

기존 강자 한샘과 한판 승부 예고

실적 부진 빠진 한샘, 위기 돌파 여부 주목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건축자재 전문기업 한화L&C 인수를 추진하면서 국내 종합인테리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가구와 인테리어에 이어 건자재까지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종합인테리어 시장은 원스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강력한 유통망과 자본력을 갖춘 대형 백화점 계열사들이 종합인테리어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집중 육성함에 따라 기존 강자인 한샘(009240)과 업계 주도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은 지난 16일 한화 L&C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현대백화점그룹은 가구·인테리어·건자재를 망라한 종합 인테리어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우선 건자재 부문만 놓고 보면 매출액 기준으로 단숨에 2위에 올라선다. 현대H&S의 매출(2016년 기준 5,275억원)에 한화L&c의 지난해 매출(1조636억원)을 더하면 1조6,000억원 수준으로 현재 2위인 KCC(1조5,784억원)의 건축자재 부문 매출을 뛰어넘는다.


가구·인테리어 계열사인 현대리바트(079430)와 합치면 매출 규모는 2조5,000억원까지 불어나 종합인테리어 강자인 한샘(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이 가구·인테리어업계에서 최초로 매출 2조원 시대를 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건자재부문은 건자재 회사들로부터 납품을 받고 있다”며 “현대백화점그룹이 가구와 인테리어에 이어 건자재까지 품게 되면 자재 구입부터 시공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져 한샘의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화LC 인수 추진은 홈인테리어 시장의 플레이어가 유통망을 장악한 대형사 위주로 재편되는 현상과도 관련이 깊다. 올 초 신세계는 중견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하며 인테리어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도 롯데아울렛 광명점과 고양점을 가구 공룡 이케아 매장과 나란히 열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백화점 계열 대형 유통사들은 주력인 패션사업 부문의 성장이 정체되자 최근 급성장하는 홈인테리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 19조원 수준이었던 홈인테리어시장은 2020년40조원 규모로 두 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력한 유통망과 자본력을 갖춘 대형 유통회사들이 종합인테리어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계 절대 강자인 한샘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커진다. 한샘은 지난해 국내 가구업체 가운데 최초로 연결기준 매출 2조원 돌파하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한샘은 20년전부터 부엌가구에서 침실과 거실, 욕실 등 종합 인테리어 회사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직접 생산 방식을 버리고 대신 디자인과 브랜드 강화, 유통망 확대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2013년 1조원이던 매출은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실적만 놓고 보면 그동안의 고속성장이 한 풀 꺾인 모양새다. 한샘은 올 2·4분기 매출 5,052억원, 영업이익 17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0.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5.8%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4·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시장 추정치를 밑도는 실적이다. 지난해 17만원대 수준이던 주가도 절반인 9만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상황에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한샘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증권사들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선 한샘의 부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실적 부진은 국내 인테리어 업황의 부진 영향이 크고, 중국 등 해외사업의 실적이 안정궤도에 오르면 언제든지 반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2·4분기 부엌 대리점과 인테리어 직매장 매출은 전년대비 3% 감소에 그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내부 스캔들로 중단됐던 한샘의 홈쇼핑 방송도 2·4분기부터 재개돼 향후 실적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4분기를 저점으로 인테리어부문 실적이 회복 중인 점이 긍정적”이라며 “해외공장의 매각과 리하우스·한샘인사이드 관련 전략 정비를 수행하고 있어 앞으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샘

(단위: 억원)


매출 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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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4분기 5,561 398

2017년 4·4분기 4,900 346

2018년 1·4분기 4,880 87

2018년 2·4분기 5,052 174

※연결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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