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헬스케어의 보고' 의료데이터 표준화 나설 때죠

조용현 라인웍스 대표 인터뷰

EHR 병원별 코드 달라 변수 많지만

추출·정제 가능하면 가치 무궁무진

정부가 나서 기록·관리 표준화 필요

서울아산병원 57만명 빅데이터 분석

재입원·의료행위 효과 예측 길 열어




“의료 데이터의 표준화가 시급합니다. 병원의 환자기록을 표준화하고 이를 제대로 정제한다면 헬스케어 분야에서 큰 가치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기업인 라인웍스의 조용현(사진) 대표는 병원의 전자의무기록(EHR)을 ‘땅에 묻혀 있는 보고’라고 표현한다. 조 대표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기반 정밀의료’ 세미나 강연 후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병원마다 다른 코드 체계로 쌓여 있는 데이터를 얻기도, 이를 선별해 분석하기도 대단히 어렵다”며 “잠재가치가 무궁무진한 이 같은 의료 데이터를 쉽게 활용하려면 정부가 기록·관리 표준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웍스는 EHR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하는 의료명세서 빅데이터를 분석 가공해 의료기관·제약회사 등에 제공한다. EHR은 환자 인적사항, 입퇴원 기록, 진단질병,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결과 등 복잡 방대한 정보가 기록돼 있다. 조 대표는 “기록상 많은 변수가 있고 병원 및 진료 경로마다 데이터가 쌓이는 속도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원래 EHR은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의료진이 일일이 기입한 것일 뿐 빅데이터 활용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조 대표는 강연에서 “데이터를 활용하기는 어렵지만 산업적 시각에서 보면 EHR은 추출·정제하면 가치가 치솟는 천연자원에 빗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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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웍스는 우선 서울아산병원과 손잡고 내방한 심혈관 환자 57만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환자 재입원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중환자실 입원환자 등의 의료처치 및 시술, 검사, 의약품 복용 등 광범위한 데이터를 AI 기계학습으로 분석해 환자가 퇴원한 후 30일 이내에 다시 입원할 확률을 예측하는 모델이다. 조 대표는 “데이터 탐색방법으로 57만명 중 대표환자 1,000명을 뽑아 패턴을 분석했다”며 “이를 통해 의료진은 검사·투약처방 등의 의료행위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모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오는 2020년까지 357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AI 기반 정밀의료 서비스 ‘닥터 앤서’ 구축 사업에 라인웍스가 참여하면서 최근 3개월 동안 거둔 성과다.

조 대표는 의료 빅데이터 산업 가운데 의료진의 환자 치료와 예후 예측을 돕는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AI가 의사를 대체할 수는 없다”며 “다만 의료인이 빅데이터를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일한 조 대표는 지난 2014년 라인웍스를 창업했다. 그는 기업이 발굴한 가치에 공감해주는 사람 수만큼 성공한다는 경영관을 소개했다. 그는 “우선 ‘좋은 제품’을 내놓아야 사람의 공감을 얻고 시장도 만들어진다”며 “의료 빅데이터 분야가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려면 먼저 가치 있는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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