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8일 런던금속거래소(LME) 코발트 현물가격은 톤당 5만6,50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한 달 전 7만3,250달러보다 23% 급락했다. 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6만2,000달러까지 반등했지만 올해 고점이었던 3월 9만5,500달러보다 3만달러 이상 떨어졌다.
양극재 주요 원재료 중 하나인 니켈 역시 이달 초 올 들어 가장 낮은 1만3,130달러를 기록해 한 달 전보다 1,000달러 이상 하락했으며 150위안선을 넘보던 리튬 가격도 ㎏당 84위안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요가 줄었다기보다는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2년 사이 가장 큰 폭의 가격 상승세를 보였던 코발트는 주요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의 올해 상반기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어나는 등 공급이 급증하고 있다.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적자를 이어오던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실적 개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올 초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흑자 전환을 기대했지만 치솟는 원재료 가격과 중국과 일본 기업들의 공세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배터리 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던 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 개선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LG화학(051910)은 오는 4·4분기 중 전기차 배터리의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삼성SDI(006400) 역시 지난 2·4분기 중대형 전지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원재료 가격 하락에 힘입어 분기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완성차 업체와의 계약 조건도 유리하게 바뀔 것으로 본다. 원재료 가격 급등락에 따른 리스크(위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이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맺은 계약은 대부분 원재료 가격 변동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않아 원재료 가격 급등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격이 급락하면서 원재료 가격을 제품 납품가에 연동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며 “원료 공급을 다변화하고 직접 생산시설을 확보하면서 배터리 기업의 수익성도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