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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식품은 누구 품에 안 길까.. KG에 이어 동원그룹·동아오츠카도 도전장

한앤코, 적정가격 위해 SI 선호..매도·인수자 간 가격 괴리 변수 전망

웅진식품 인수전에 동원(003580)그룹과 동아오츠카가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3년 웅진식품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동원그룹은 두 번째 도전장이다. 지난 인수전이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싸움이었다면 이번 인수전은 동원그룹, 동아오츠카 등 전략적 투자자(SI)들이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며 판을 이끌고 있다.

24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 동아오츠카, KG그룹, 현대그룹, 중국계 SI 등 7곳의 인수 후보가 웅진식품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외국계 후보도 참여한 것을 감안해 실사 기간을 충분히 제공한 뒤 다음 달 중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웅진식품 인수에 도전장을 제출한 동원그룹은 종합식품회사 동원F&B(049770)와 웅진식품 간 시너지효과가 날 것으로 판단해 지난 2013년부터 인수를 추진했다. 그러나 동원F&B가 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에서 제외되면서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동원그룹은 이후에도 웅진식품과 협업을 통해 요구르트 ‘초록매실’을 출시하는 등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동아오츠카 역시 웅진식품이 매물로 등장했을 때부터 인수의사를 피력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모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와 함께 제품군을 다각화하기 위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KG그룹은 웅진식품의 프랜차이즈 음료 공급 사업을 계열사인 KFC와 접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다. 현대그룹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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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웅진식품 인수전은 5년 전과는 달리 중견기업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매도자인 한앤컴퍼니가 상대적으로 ‘제값’을 받길 원할 뿐 아니라 대영식품, 동부팜가야 등 유사기업을 사들이는 볼트온(bolt-on) 전략으로 몸집을 확장한 터라 FI가 인수해서는 더 이상의 기업가치 높이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식품 경영권 지분 48%(950억원)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두 아들인 형덕·새봄 형제 지분 10%를 합쳐 58%를 1,15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3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60억원으로 6배 가량 늘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인수전의 변수는 가격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수 후보들이 생각하는 적정 금액은 1,500억~2,000억원 수준이지만, 한앤컴퍼니는 식음료 업계의 EBITDA 배수 12~13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3,000억원 수준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후보가 2,000억원대 초반의 가격을 고려하고 있다”며 “중견그룹사의 보수적인 특성을 고려했을 때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원그룹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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