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홍보 욕심에 제 발등 찍은 與

당초 올해 폐지 예정이었던

분기별 가계동향 소득 통계

소득주도성장 알리기 위해

36억 예산증액 고집해 조사

예상서 빗나간 결과에 발목

野선 "정책허구 드러낸 셈"

“홍보 욕심 부리다 제 발등 찍었지.”


2·4분기 가계동향 발표 이후 정치권에서는 ‘소득주도 성장을 홍보하려 살려둔 통계가 부메랑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폐지될 운명이던 분기별 가계동향 소득 부문 조사를 고집부려 되살린 게 더불어민주당이기 때문이다. 통계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여전한 가운데 여당은 이 조사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할 수도, 그렇다고 폐지를 주장할 수도 없는 머쓱한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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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기획재정소위에서 통계청의 분기별 가계동향 소득 부문 조사 예산 배정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2018년부터 폐지하기로 한 이 조사를 위해 36억7,000만원의 예산을 증액하자는 김정우 민주당 의원의 안건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증액 목적을 밝혔고 야당 의원들은 “실효성이 없어 (조사를) 그만두기로 한 것 아니냐” “소득주도 성장이 자리도 못 잡았는데 무슨 효과가 나오느냐”고 반박하며 ‘홍보성 통계’를 우려했다. 분기별 가계동향 소득 부문 조사는 낮은 응답률과 표본 문제로 올해부터 폐지될 예정이었다. 야당의 반대가 이어지자 김 의원은 “그러니까 (소득주도 성장의)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이려면 통계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까지 말하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결국 ‘30억원 증액’이 합의됐고 통계청은 최종적으로 이 조사를 위한 예산 28억 5,300만원을 배정받았다. 야권의 한 의원은 “당시 의원들이 수긍하지 못했지만 김 의원이 고집을 부려 예산이 나갔다”며 “숫자 홍보에 욕심을 내다가 그 숫자에 발목이 잡힌 셈”이라고 쏘아붙였다.

당시 속기록에는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의 일갈이 예언처럼 남아 있다. “이 통계가 나오면 소득주도 성장이 허구라는 게 딱 드러나는 거야. 이것은 해놓으면 오히려 여당이 작살나.”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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