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꼭 살아있어야해"…눈물바다 된 이산상봉 마지막날

작별상봉 시작되자 곳곳서 울음 터져나와

손편지·주소 주고받으며 만남 약속하기도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에서 남측 황보우영(69)씨와 북측 이부누나 리근숙(84)씨가 눈물을 흘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에서 남측 황보우영(69)씨와 북측 이부누나 리근숙(84)씨가 눈물을 흘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다시 만날 날이 오겠지? 그 전에 언니 죽으면 어떻게 해.”

남측 동생 박유희(83)씨가 오열하자 북측 언니 박영희(85)씨는 “내 죽지 않는다, 죽지 않아”라며 동생을 다독였다.


26일 오전 10시 이산가족 작별상봉이 시작되자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은 이내 눈물바다가 됐다. 이산가족상봉 2차 행사에 참여한 가족들은 2박3일 간의 짧은 만남을 마치고 다시 찾아온 긴 이별 앞에 눈물을 흘렸다.

남측 가족들은 이날 상봉장에 먼저 도착해 북측 가족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가족들은 만나는 순간부터 곳곳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황보해용(58)씨는 북측의 이부누이 리근숙(84)씨가 상봉장에 나타나자마자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단체상봉 때는 비교적 말수가 적었던 여동생 정영기(84)씨와 북측 오빠 정선기(89)씨 남매도 이날은 만나자마자 오열했다. “아이고, 드디어 오늘이 왔구나”라며 동생이 통곡하자, 오빠 선기씨는 “내가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남매를 지켜보던 북측의 남성 보장성원(지원인력)도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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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만남이었지만 가족들은 이별의 한이 조금은 풀린 듯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기도 했다.

이정자(72)씨는 북측 오빠 리인우(88)씨와 전날 팔씨름한 이야기를 꺼내며 “아흔 살이 다 돼가는 오빠가 이겼다”며 “(오빠가) 그만큼 건강해 마음 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언제일지 모를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주소를 주고받으며 다시 만날 날을 약속하는 가족들도 많았고, 만남의 순간을 간직하기 위해 함께 사진을 찍고 손편지를 주고받는 이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남측 81가족 324명은 이날 작별상봉을 마지막으로 2박3일 12시간의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오후 1시 20분께 귀환길에 올랐다.


조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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