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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자본에 밀려 외곽으로 옮겨가는 글로벌 IB

과거 업무지구인 홍콩섬 센트럴에 대거 분포

임대료 치솟자 저렴한 오피스 찾아 이사행렬




아시아 금융산업의 메카 홍콩에 거점을 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지형도가 변화하고 있다. 홍콩 주요 기관들이 집결돼있는 센트럴(Central) 지역에 있던 금융기관들이 점차 짐을 싸 인근 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다. 중국 자본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그나마 저렴한 외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006800)를 비롯한 센트럴에 본사가 있는 금융사들은 높은 임대료에 부담을 느껴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KB증권도 지난해 완차이지구 센트럴플라자로 이전했다.


홍콩의 핵심 업무지구인 홍콩섬 센트럴은 은행·금융기관 등 주요 행정기관과 다국적 금융회사들이 몰려 있다. 각국 공관도 밀집해 있다. 영국 식민지 시대 초기부터 번창한 빅토리아시티 중심지였던 센트럴에 본사가 위치해 있는 것만 하더라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셈이다. HSBC 본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글로벌 IB들이 대거 밀집해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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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본토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며 센트럴을 중심으로 가파른 임대료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미 2015년 홍콩의 초고층빌딩 사무실 1년 임대료는 1평방피트(0.09㎡) 당 250달러를 훌쩍 넘기며 세계 주요 대도시 중 가장 비싼 도시에 올랐다. 특히 센트럴 지역의 경우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터라 임대인들이 우위를 점하는 골드 랜드로드(Gold landlord) 체제가 형성되며 임대인이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는 시장으로 변했다.

임차인들이 점점 더 높은 수준의 월세를 요구하자 금융기관들은 비교적 저렴한 곳을 찾아 옮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오피스빌딩인 IFC를 비롯해 센트럴 근처는 평균 금융기관들의 월 임대료가 3억원인 수준으로 알려졌다. 센트럴역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을 두고 떨어진 애드미럴티(Admiralty)지역은 2억원, 두 정거장 지난 완차이(Wan Chai) 지역는 1억 수준으로 전해진다. 강 건너에 또 다른 상업지구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구룡(Kowloon)지역은 센트럴의 3분의 2 수준. 크레딧스위스(CS), 모간스탠리 등 글로벌 IB들은 이 지역의 ICC로 옮겼다.

업계 관계자는 “구룡지역에 위치한 115층짜리 건물 ICC는 시설, 뷰 등 훨씬 월등함에도 주요 기관들과의 접근성, 상징성 등으로 인해 임대료가 저렴하다”며 “글로벌IB들이 구조조정 등 비용 절감을 추진하며 일부 IB들은 가성비가 좋은 ICC로 이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증권(016360)과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오히려 중국 자본들의 수혜를 입는 경우”라며 “장기 임차를 한 IFC의 임차인 MRT가 중국 자본의 밀집을 막기 위해 오히려 저렴한 가격으로 장기임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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