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CSR 경영 당연시하는 일본 중소기업…국내 중기 CSR 확산되도록 정부 지원 강화해야”




대기업의 영역이라고 인식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중소기업으로도 확장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양한 방식의 CSR 경영으로 지역주민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매출 증대에 성공한 일본 중소기업처럼 국내 중소기업도 CSR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과 일본의 중소기업 CSR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2018 한일 중소기업 CSR 포럼’에서 최순규 SSK 사업단 단장은 “사회문제와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이제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기업이 사회적 환경적 문제에 동참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게 됐고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자원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같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할 수는 없는 만큼 중소기업의 역량과 실적에 맞는 효과적인 사회적 책임 수행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연세대 SSK 사업단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주최했으며 중소기업중앙회와 서울경제신문이 후원했다.


‘일본 중소기업의 CSR·공유가치창출(CSV)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이케다 키요시 오사카상업대학 교수는 “일본에서 CSR은 단순히 기업이 수익을 올려 종업원을 고용한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있다”며 “사회의 공공기관으로서 법령준수와 인권을 배려한 적정한 고용 및 노동조건 확보, 소비자에 대한 적절한 대응, 환경문제 배려, 지역사회 공헌 등 기업이 시민으로서 져야 할 책임을 CSR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CSR을 기부나 사회봉사활동 등으로 한정 짓는 국내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케다 교수는 일본 중소기업의 실제 CSR 사례를 제시했다. 치바현 이치카와시에 공장을 둔 소켄은 주택이 있는 지역에 공장이 있어 주민과 마찰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는 바비큐 대회를 열고 주민들에게 작업 현장을 설명하는 ‘지역공헌 CSR 이벤트’를 개최했고 남은 목재로 만든 캣타워 등으로 얻은 이익을 동물보호 단체 등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트러블을 없애는 데 성공했다. 이케다 교수는 “매출액과 CSR의 인과관계는 불투명하지만 둘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만은 분명하다”며 “지난해 창업 50주년을 맞은 이 회사는 CSR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매출과 이익이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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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두철 교수는 ‘한국 중소기업의 CSR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섰다. 문 교수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CSR 활동은 기부금이나 자선 구호, 사회봉사 등이 가장 많았는데, 이런 일회성의 보여주기식 기부 대신 지속적이고 중요한 CSR 활동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중앙정부 산하에 중소기업 CSR 담당 부서를 조직화해 중소기업 CSR 지원정책을 추진·관리하며 중소기업 CSR 경영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CSR 확산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나서 CSR 경영을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생각하도록 중소기업 경영자의 인식전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기업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사회에 부정적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라는 것”이라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며,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실현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동반위가 추진하고 있는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 운동’이 대표적 CSR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임금격차 해소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가치”라며 “중소기업이 스스로 임금 격차 해소의 주체가 되기 위해 몸부림을 쳐서 좋은 제품을 만들고 좋은 인재에 좋은 임금을 준다면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되는 만큼 이 운동에 기업이 동참하는 것이 CSR”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토론에는 허신강 아토미학원 여자대학 교수와 이정화 김앤장 전문위원, 김경만 중기중앙회 본부장, 강주현 글로벌경쟁력강화포럼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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