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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염과 헷갈리는 염증성 장 질환

장염 오인해 방치하다가 심각해질 수 있어

장염 증상 수개월 이어진다면 병원 찾아야

올여름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진 가운데 복통·설사 등을 일으키는 감염성 장염에 시달린 사람들도 많았다.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환경은 세균·바이러스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6년 월별 장염 환자 수를 살펴보면 8월이 약 80만 명으로 1년 중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이 중에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회복되는 단순한 여름 장염 환자뿐 아니라 본격적인 치료가 필요한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섞여 있을 수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은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질병으로 장염과 달리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이어져야 하므로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장염의 일반적인 증상은 설사·구토·복통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도 생긴다. 감염성 장염은 대개 갑자기 발병하고 대부분 경과가 일시적이다. 탈수와 음식 섭취만 주의하면 짧게는 3일, 길게는 일주일 이내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설사나 복통이 일시적이지 않고 수개월 간 이어진다면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 소화기관에 만성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통상 호전과 악화가 반복된다. 크론병은 입부터 식도, 위, 소장, 대장,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여러 군데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을 의미하고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국한해 염증이 생기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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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이다. 때문에 과민성 장 증후군이나 치질 등 비교적 가벼운 질환과 비교해 구분이 어렵고 특히 질환 초기에는 단순한 장염 증상과 차이가 없어 방치하는 환자들이 많다. 장염은 자연 회복이 되지만 염증성 장 질환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으므로 내과적 치료가 꼭 필요하다. 만약 제때 치료받지 않고 방치한다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정도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는데다 소화불량·흡수 장애 등으로 인한 영양 결핍, 장 폐쇄·장 천공·누공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위험성도 커진다. 또 질환의 특성상 유병 기간이 길어질 경우 대장암 및 소장암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건선·류머티즘 관절염·포도막염 등과 같은 비슷한 면역 이상 질환이 동반할 확률도 높아진다.

염증성 장 질환의 치료는 복통·설사 등의 증상을 가라앉히고 궁극적으로는 염증을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약물 투약 등이 주를 이룬다. 환자 상태와 증상 정도에 따라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이 사용되고 증상이 심각할 경우 항-TNF 제제 등의 생물학적 제제가 처방된다. 예병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의 경우 제때 적절한 약물치료가 이뤄진다면 증상 호전은 물론 장 점막 치유까지 이뤄질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방치하다가는 심각하게 나빠져 응급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증상이 심하지 않다 느끼더라도 정기적으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꾸준히 투약·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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